60년지기 ‘죽마고우’ 조용필, ‘충무로 단짝’ 박중훈 찾아…“관객 여러분이 오래도록 기억해주시길”

이날 빈소를 찾은 박중훈은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배님, 한 사람으로서도 인격적으로 존경하는 선배님이 떠나시게 돼 많이 슬프다"라며 "40년 동안 선배님과 같이 영화를 찍은 것도 행운이지만 그런 인격자 분과 함께 있으면서 좋은 영향을 받은 것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선배님이 영화계에 끼치신 영향, 선·후배와 동료들에게 주신 사랑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하겠다"라며 "많은 관객 여러분들이 저희 안성기 선배님을 영원히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고인과 중학교 같은 반 동창으로 6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가왕' 조용필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안)성기야, 또 만나자"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그는 전국투어 서울 공연을 불과 4일 앞두고서 비보를 듣고 빈소에 한달음에 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도 고인을 향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어릴 적 고인의 영화를 보고 컸다.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한 명의 팬으로서 조문하러 왔다. '라디오스타'를 보고 감명을 받았고, '실미도' 등 좋아하는 영화가 많다"며 "연기도 연기지만 인품이 훌륭하신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국민배우' 안성기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적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화사와 문화예술 전반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안성기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영화를 꿈으로, 연기를 인생으로 살아왔다'는 말씀처럼 선생님께 연기는 곧 삶이었고, 그 삶은 수많은 이들의 위로와 기쁨, 그리고 성찰의 시간이 돼줬다"고 고인의 발자취를 기렸다.
이어 "'관객과 시청자에게 믿음을 주고 싶다'는 소망처럼 믿고 보는 배우로,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배우로, 이웃 같은 친근한 배우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69년의 연기 인생 동안 17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하며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았던 선생님의 뜨거운 열정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 화려함보다 겸손을, 경쟁보다 품격을 보여주신 선생님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고인은 세대를 아우르는 연기를 보여주며 한국영화와 생애를 함께해 온 '국민배우'로 평가받아 왔다"며 "1990년~2000년대 한국영화의 대중적 도약과 산업적 성장을 상징하는 인물로서 한국영화의 사회적·문화적 외연 확장에 기여했다"고 추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고 안성기는 2025년 12월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이날 오전 9시, 입원 6일 만에 비보를 전했다.
장례는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사)한국영화배우협회 주관으로 영화인장으로 진행되며 이정재, 정우성 등 후배 배우들이 운구를 맡는다. 발인은 1월 9일 오전 6시,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