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가능성 불확실하고 피어그룹 없어 가치 산정 어려움…업스테이지 “정부 지원 받아 비용 문제 해결”

업스테이지는 네이버에서 AI 개발을 총괄하던 김성훈 대표가 2020년 10월 창업한 생성형 AI·대규모 언어모델(LLM) 전문 스타트업이다. 업스테이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고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국가대표 AI)’ 정예 5팀(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LG AI연구원, NC AI, 업스테이지)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2025년 7월에 공개한 AI모델 ‘솔라 프로2’는 글로벌 AI분석 기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지능 지표’에서 전 세계 모델 기준 12위, 기업 기준 8위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업스테이지 평가 내용을 공유하면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글로벌 빅테크 못지않은 LLM 개발 역량과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앞세운 업스테이지는 상장에 나섰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으로 선정됐다. 올해 하반기 예비상장심사 청구가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스테이지는 상장 후 몸값을 최소 2조 원 이상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상장 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스테이지는 2025년 8월 투자 유치 과정에서 74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3억 달러(약 4300억 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 인수 검토설이 나온 배경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다음 서비스를 100% 자회사 ‘AXZ’에 양도했으며, 양도가액은 70억 원이다. 2025년 9월 말 기준 AXZ의 자산총액은 289억 원이며, 2024년 다음 등을 포함한 포털비즈 매출은 3320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는 AXZ 지분을 업스테이지 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확인해드리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밝혔다.

업스테이지는 난데없는 표절 의혹으로 인해 상장 추진과 국가대표 AI 평가에서 악영향이 예상됐지만 표절 의혹 제기자의 사과로 논란은 일단락됐다. 고석현 사이오닉AI 대표는 1월 1일 자신의 SNS에 업스테이지의 ‘솔라 오픈 100B’가 중국 지푸(Zhipu) AI의 ‘GLM-4.5-에어’에서 파생된 모델이라는 내용의 깃허브(GitHub, AI 개발자 플랫폼) 리포트를 게재했다.
이에 김성훈 대표는 1월 2일 긴급 기술 공개 검증 행사를 열면서 즉각 대응했다. 김 대표는 “고 대표가 비교한 레이어정규화 구간은 모델 전체의 약 0.000397%에 불과한 미세 영역”이라며 “대부분 양수 값을 가지는 특성상 코사인 유사도를 쓰면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높게 나온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동의한 고 대표는 1월 3일 “업스테이지 대표님과 관계자 여러분, 업계 종사자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스테이지가 국내 1호 생성형 AI 상장사에 도전하고 있지만, 피어그룹이 전무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각 증권사마다 기업가치 산정 방식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피어그룹을 변수로 적용한다”며 “피어그룹에는 하나만 놔둘 수 없고 유사 업종 기업이라도 여러 개를 놔둬야 하는데, 이런 경우 기업가치가 잘못 선정되고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확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상장 주관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적자폭이 커지는 상황도 IPO 추진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업스테이지의 2024년 매출은 139억 원으로 전년(46억 원) 대비 3배 성장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23년 마이너스(-) 189억 원에서 2024년 -402억 원으로 2배 이상 적자가 늘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LLM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GPU 등 인프라 비용 문제가 제일 크기 때문에 흑자전환이 단기간에 이뤄지기가 어렵다”며 “LLM을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에 대해서 업계가 전반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용희 선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도 “LLM 시장에서는 쿠팡 사례처럼 적정 수준 이상의 점유율이 확보돼야 턴어라운드(흑자전환)가 가능해 보인다”며 “현재 비전을 바라보면서 업스테이지에 투자하는 측면이 있는데, 추후에는 B2B 비즈니스 모델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래 전망을 바라보고 업스테이지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실적을 비롯해 국가대표 AI 탈락 가능성 등 리스크가 여러 가지 있다”며 “오픈AI마저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LLM 기업들이 시장에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앞서의 업스테이지 관계자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GPU·클라우드 사용비 등 AI 기술 개발에 대부분 투자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국가대표 AI 프로젝트를 통해 GPU, 인재 유치 등 예산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비용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