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차남 서홍민 신라젠 회장, 장남 서수민 DKC 회장 상대 부당이득반환 소송…부인-장남 DKC 주식 갈등도

일요신문 취재 결과 지난해 4월 민병란 씨와 서홍민 엠투엔 회장이 서수민 DKC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장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돼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원고소가는 19억 1700만 원이며, 상속재산분할로 인한 소송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첫 변론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서수민 회장 측이 기일변경을 요청하면서 연기됐다. 새롭게 지정된 변론기일은 오는 3월이다.
민병란 씨와 서홍민 회장이 서수민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소송은 2024년 3월 부친인 5선 국회의원 출신 서정화 전 내무부 장관이 91세 나이로 별세한 이후 제기됐다. 서 전 장관의 부인인 민병란 씨와 장남 서수민 회장, 차남 서홍민 회장이 상속자이며, 장녀 고 서영민 씨의 아들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및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대습상속자다.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은 법률상 정당한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사람에게 손해를 입은 사람이 이를 돌려내라고 요구하는 소송이다. 민병란 씨는 서수민 회장이 서정화 전 장관 사망 전후로 패륜을 저질렀다며, ‘망인(서 전 장관)의 상속재산에 대해 일방적으로 서수민 회장이 가져간 본인의 몫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인 간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이 제기되는 사유는 다양하다. 이동찬 더프렌즈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소송 내용이 다르지만, 공동상속인 사이에선 적법한 원인 없이 특정 상속인에게 상속재산 일부가 귀속됐거나, 증여의 효력이 문제 되는 재산이 임의로 처분된 경우 등에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속개시 후 상속부동산의 월세나 상속주식의 배당금 등 상속재산에서 생기는 수익도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 대상이다. 상속 사건을 다루는 한 변호사는 “부당이득반환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10년으로, 최근 10년 이내에 발생한 사건을 둘러싼 분쟁으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서정화 전 장관의 상속재산과 관련한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 상속사건 전담 변호사는 “상속재산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재산 분할에서 빠져 있거나 피상속인 명의가 아니라 이미 상대방에게 넘어간 재산을 돌려달라는 취지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과 관련해 민병란 씨와 서홍민 회장은 지난해 5월엔 서수민 회장이 보유한 경기도 의왕시 주택과 토지 지분 등에 대해 가압류 신청도 제기했다. 가압류 청구 금액은 민병란 씨가 11억 8700만 원, 서홍민 회장이 7억 3000만 원 등 총 19억 1700만 원이다.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 원고소가와 같다.
두 사람이 가압류 신청을 한 같은 달 서울중앙지법이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2013년 서수민 회장이 3억 원에 매입한 의왕시의 단독주택에 가압류가 결정됐다. 서홍민 회장과 서수민 회장이 1998년 사들여 2분의 1씩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던 의왕시 소재 4개 필지 등에 대해서도 서수민 회장의 지분이 가압류됐다.
이와 관련, 앞서의 변호사는 “가압류를 건 부동산을 반환하라는 취지가 아니라, 승소했을 때 반환받아야 하는 금전채권을 보전하기 위한 취지로 보인다. 여러 부동산에 가압류를 걸면 피고를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라며 “(원고가) 승소할 경우 해당 금액은 이를 청구한 상속인들에게 반환된다”라고 말했다.
#주식 명의개서 두고도 갈등…틀어진 장남과 모친

일요신문이 확인한 결정문에 따르면 2024년 11월과 지난해 6월 민병란 씨는 DKC에 22만 주에 대해 자신에게 명의개서를 완료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앞서 2005년 1월 민 씨는 서수민 회장과 DKC 전신인 대경을 상대로 주주권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3월 조정이 성립됐다. 조정조서에 따르면 서수민 회장이 보유한 대경 주식 전량인 22만 주는 민 씨가 요청하는 때에 민 씨로 명의개서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명의개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자신을 DKC의 실질적 주주라고 표현한 민병란 씨는 DKC 전·현직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서수민 회장의 의왕시 별장을 관리하고 있다며 주주 공동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민병란 씨를 DKC의 주주로 볼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3민사부는 “서홍민과 서수민의 갈등이 심화되기 전 19년 동안 명의개서 요청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명의개서가 지연된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채권자(민 씨)가 제출한 유서에 서수민 회장을 죽을 때까지 보지 않고 비석에서도 빼고 상속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주식과 관련한 얘기는 없다’고 밝혔다.
2018년만 해도 민병란 씨와 서수민 회장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DKC 주식 6만 6140주를 보유하고 있던 민 씨는 2018년 서수민 회장의 부인인 정연희 씨 앞으로 2만 2048주, 손녀 서지우·서지안 씨 앞으로 각각 2만 2047주씩 명의개서를 완료했다. 현재 DKC 지분율은 서수민 회장 78.2%, 정연희 씨 12.95%, 포스코 4.91%, 서지우·서지안 씨 각각 1.97%다.

서수민 회장은 2020년 서홍민 회장이 보유한 DKC 주식 7만 7266주(지분율 6.47%)를 사들였다. 2020년 서홍민 회장이 지배하는 DK D&I(현 엠투엔)도 보유하고 있었던 DKC 주식 5만 6645주(지분율 4.75%)를 유상소각했다. 아울러 DK D&I와 서홍민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DKC 자회사였던 DKCS 지분도 2020년 모두 정리했다. 두 회장이 지배하는 주요 회사의 자산을 합치면 2조 원 정도다.
매출 등 회사 규모만 놓고 보면 서수민 회장의 DKC가 상대적으로 크다. DKC 2024년 매출은 8954억 원, 영업이익 113억 원이다. 엠투엔은 2025년 1~3분기 연결기준 매출 673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을 기록했다. 신라젠은 2025년 1~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3억 원, 영업손실 174억 원이었으며 리드코프 2025년 1~3분기 연결기준 매출 2778억 원, 영업이익 64억 원을 올렸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민병란 씨·서홍민 회장 측 변호사는 “개인적인 사안이라 말씀을 드리기가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에서 서수민 회장을 대리하고 있는 변호사 측은 “사건 관련해 현재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질의하고자 DKC·엠투엔·리드코프·신라젠 측에 문의했으나 모두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