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상반기 김포~사천 노선 정식 운항…비용 절감, 슬롯 선점 효과 있지만 불확실성도
[일요신문] ‘지역항공 모빌리티(RAM·Regional Air Mobility)’를 표방하는 소형 항공사 섬에어가 올해 상반기 첫 취항을 앞두고 있다. 섬에어는 기존 저비용 항공사(LCC) 대비 비용은 절감하고 항공 교통이 소외된 지역에 집중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섬에어는 소형항공운송시장 선발주자로 선호하는 슬롯(운항 시간대) 선점 효과도 누릴 전망이다. 다만 지방공항이 여전히 대형항공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승객들의 불편함이 따를 수 있고, 국내선과 달리 소형항공운송시장의 국제선 좌석 규제 완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시장 안착에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비용도 절감하고 교통 소외된 도서 지역 등에 집중
‘지역항공 모빌리티(RAM·Regional Air Mobility)’를 표방하는 소형 항공사 섬에어가 올해 상반기 첫 취항을 앞뒀다. 15일 서울 김포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진행된 섬에어 1호기 도입식에 참석한 최용덕 섬에어 대표. 사진=임준선 기자“기존 LCC(저비용 항공사)와는 다른 사업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섬 지역과 항공 교통이 소외된 지역에 열심히 취항해,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아직 취항하지 않은 곳에 취항할 예정입니다. 인천공항이 허브공항 역할은 하고 있지만, 국내를 연결하는 스포크공항 역할은 하고 있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섬에어는 지방공항 활성화에도 노력하고자 합니다.”
15일 오전 서울 김포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진행된 섬에어 1호기 도입식에서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기존 LCC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날 섬에어는 에어버스 자회사 프랑스 ATR사와 2024년 구매 계약을 체결한 ‘ATR 72-600’ 1호기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섬에어는 항공기 리스사인 어베이션으로부터 이 항공기의 인수 절차를 마쳤다. 다음날인 12월 30일 이 항공기는 대한민국 항공기 등록부호(HL5264)를 부여받았다.
ATR 72-600은 터보프롭(프로펠러) 항공기다. 1200m 안팎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도서 지역의 소형 공항 운항에 적합하다. 2028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1200m다. LCC들이 주로 운용하는 보잉 737 등 제트엔진 여객기는 더 긴 활주로가 필요해 물리적으로 착륙이 불가능하다.
ATR 72-600은 터보프롭(프로펠러) 항공기다. 1200m 안팎의 짧은 활주로에서도 이착륙이 가능해 도서 지역의 소형 공항 운항에 적합하다. 섬에어 1호기. 사진=임준선 기자섬에어는 기존 LCC와 ‘비용’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밝혔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김포~제주 동일 노선에서 보잉 737 대비 섬에어 1호기의 좌석당 연료소비율이 45% 수준으로 경제성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보잉 737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비행기 단가도 ATR 72-600이 저렴하다. 섬에어는 중고기가 아닌 신조기를 도입하는 전략을 편다. 초기 구입비용은 신조기가 상대적으로 중고기보다 비쌀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유지관리비에선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섬에어는 앞으로 도입하는 항공기도 모두 ATR 72-600으로 통일할 예정이다. 이 역시 정비 비용 등을 절감하는 데에 유리하다.
섬에어는 운항증명(AOC)을 취득한 후 이르면 오는 4월부터 김포~사천 노선에서 정식 상업 운항에 나설 계획이다. 김포~사천 노선을 시작으로 김포~울산, 사천~제주, 울산~제주, 김포~대마도 노선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김포~사천 구간에선 하루 왕복 8편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섬에어는 기존 LCC가 이미 많이 취항한 김포~제주 노선 취항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섬에어는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울릉도에 총 9대의 항공기를 도입해 운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날 섬에어 1호기에 직접 타보니 LCC보다는 확실히 항공기 규모가 작은 게 느껴졌다. 사진=임준선 기자이날 섬에어 1호기에 직접 타보니 LCC보다는 확실히 항공기 규모가 작은 게 느껴졌다. 기자들 사이에선 “화장실도 되게 작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키 161cm인 기자 기준으로도 천장까지 약 한 뼘~한 뼘 반가량의 공간만이 남아 있었다. 다만 신조기인만큼 청결하다는 느낌을 줬다.
#슬롯 선점 효과 있지만 국제선 좌석 규제는 여전
섬에어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관건은 승객들의 호응을 얼마나 얻느냐다. 일단 섬에어는 ‘승객들의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예컨대 현재 서울에서 울릉도를 가려면 KTX와 페리를 통해 이동해야 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14만~15만 원 정도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승객이 생각한 시간에 도착할지 여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비행기가 뜨면 1~2시간으로 이동 시간이 짧아진다. 섬에어는 이보다는 낮은 가격에 항공권 가격을 책정할 예정이다. KTX 노선이 있는 지역은 KTX 가격 수준에 준하게 항공권 가격을 책정한다는 방침이다.
소형항공 운송사업의 경우 엄청난 규모로 이익이 남는 사업은 아니다. 다만 이전과 비교하면 사업성은 개선됐다는 평가다. 앞서 2024년 국토교통부가 소형항공운송사업면허에 대한 국내선 좌석 수 제한을 기존 50석에서 80석으로 상향하도록 항공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최용덕 대표는 “이전보다 탑승 가능한 좌석 수가 40% 이상 늘었기 때문에 예정된 노선만 운영하더라도 이익 달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024년 국토교통부가 소형항공운송사업면허에 대한 국내선 좌석 수 제한을 기존 50석에서 80석으로 상향하도록 항공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섬에어 1호기 내부. 사진=임준선 기자법 개정 전 국내 소형 항공사들은 외연 확장에 애를 먹었다. 2020년 한국교통연구원은 국토교통부 의뢰로 수행한 ‘소형항공운송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마련 연구’ 용역 보고서에서 “소규모의 비경쟁 노선에 좌석 당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제트기를 운영함으로써 (소형항공사의) 수익성은 좋지 않았다.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손실이 나는 구조였다”고 분석했다. 실제 에어포항과 에어필립은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경영난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는 2019년 12월부터 모든 노선이 운항이 중단된 뒤 2024년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하이에어도 2023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항공업계에선 선발주자로서의 이점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선호하는 슬롯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안착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다. 최용덕 대표는 “지방 공항의 인프라 시설이 대형항공기 위주로 돼 있어 소형항공기 취항에 어려움이 있다. 게이트 연결을 할 수 없어서 승객들이 도보로 이동을 해야 한다. 지방공항에서 개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섬에어는 낚시객들을 겨냥해 대마도 노선 취항도 계획하고 있지만, 국제선 소형 항공기 좌석 규제는 현재 50석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 역시 아쉬운 요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