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회장에게 증여받은 건물에 주소지, 남편은 사내이사…콜마비앤에이치 “개인적으로 진행한 사안”

일요신문 취재 결과 윤여원 대표는 지난해 10월 21일 ‘루미컴퍼니(LUMI company Co., Ltd.)’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윤 대표는 루미컴퍼니의 대표이사직에 이름을 올렸다. 윤 대표의 남편인 이현수 변호사가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다.

루미컴퍼니는 윤여원 대표 소유의 서울 양천구 건물 지하 1층에 주소지를 뒀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주용도가 근린생활시설인 이 건물은 2011년 4월 윤동한 회장이 19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2015년에 윤 회장이 윤 대표에게 이 건물을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에 대해 2020년 하나은행은 채권최고액 12억 원, 2023년 중소기업은행은 채권최고액 4억 356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무자는 모두 윤여원 대표다. 채권최고액은 금융기관이 근저당을 회수할 때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으로, 통상 대출금의 120% 수준으로 설정된다. 지난해 2월 4억 3560만 원 규모의 근저당권은 해지됐다.
루미컴퍼니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월 19일 이 건물을 찾았으나 법인 주소지인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입구는 여러 입간판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우편함에서도 루미컴퍼니의 이름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전까지 홀로 콜마비앤에이치 경영을 이끌던 윤여원 대표의 역할은 대외 사회공헌활동으로만 국한돼 사실상 경영에서 배제됐다. 윤 대표는 경영 의사결정에는 참여하지 않는 등 회사 경영 전반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윤상현 부회장은 콜마비앤에이치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전략 자문 역할을 맡는다. 무보수로 일하며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자진 사퇴한 후보 외에 남은 3명의 이사 후보들도 모두 콜마홀딩스 이사로 선임되지 못했다. 10월 29일 열린 콜마홀딩스 임시주총에서 윤동한 회장과 윤 회장 측 인사인 김치봉·김병묵 전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등 3인의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윤 회장 이사 선임 안건은 출석 주주 29.3%의 찬성을 얻는 데 그쳤다. 김치봉·김병묵 후보 선임 안건은 각각 찬성률이 29.2%에 머물렀다. 세 안건 모두 상법상 보통결의 요건(출석 주주 과반수이자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상속 관계에 있는 형제나 남매가 경영권 분쟁을 벌여 한쪽이 승기를 잡았을 때 이후 관계가 좋아진 케이스가 거의 없다. 승기를 잡지 못한 쪽은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치기 쉽지 않다”며 “경영권 분쟁을 계속 일으킬 수도 있고, 부모에게 받을 자산이 정리가 됐거나 자금이 있다면 독자적으로 사업을 펼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윤여원 대표가) 경영권을 다시 가져오기는 쉽지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개인회사 설립도) 윤 대표가 처한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동한 회장, 장남서 주식 돌려받는지가 최종 변수
남매간 경영권 분쟁에서 남아 있는 변수는 있다. 바로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반환청구 소송 결과다. 지난해 5월 30일 윤 회장은 2019년에 윤 부회장에게 부담부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약 230만 주(현재는 무상증자가 이뤄져 460만 주)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윤동한 회장은 윤상현 부회장이 2018년 윤 회장과 윤 부회장, 윤여원 대표가 맺은 ‘3자 합의서’를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부회장이 윤 대표의 콜마비앤에이치 경영권을 박탈한 행위가 3자 합의서를 위반했는지가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윤동한 회장이 윤상현 부회장으로부터 주식을 반환받을 경우 최대주주가 뒤바뀐다. 현재 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1.75%를 보유한 윤 부회장이다. 우호지분인 미국 행동주의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 지분(5.69%)과 합치면 윤 부회장 측 지분율은 37.44%까지 올라간다. 이어 윤여원 대표와 남편 이현수 씨가 10.62%, 윤 회장이 5.59%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합치면 16.21%다.
만약 윤동한 회장이 주식을 돌려받으면 윤 회장의 지분율이 19%로 뛰는 반면 윤상현 부회장 지분율은 18.34%로 낮아진다. 이 경우 윤 회장과 윤 대표, 이현수 씨의 총 지분율(29.62%)이 윤 부회장과 달튼인베스트먼트 합산 지분율(24.03%)을 앞서게 된다. 윤 회장은 지난해 9월 1일 윤 부회장에게 2016년에 증여한 콜마홀딩스 주식 167만 5000주(무상증자 후 335만 주) 중 1만 주에 대한 반환도 추가로 청구한 상태다.
윤동한 회장이 소송에서 승소해 윤여원 대표가 해당 주식을 수증하면 콜마홀딩스 경영구도가 바뀔 수 있다. 지난해 11월 28일 윤동한 회장은 윤여원 대표에게 콜마비앤에이치 주식 69만 2418주(지분 2.53%)를 증여하기도 했다. 이는 윤 회장이 보유한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전량이다. 증여 가액은 98억 4600만 원. 이에 따라 윤 대표의 콜마비앤에이치 지분율은 기존 7.78%에서 8.89%로 올랐다. 콜마비앤에이치 최대주주는 지분 44.63%를 보유한 콜마홀딩스다.
이와 관련,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당사와는 관련 없는 회사다. 윤여원 대표 개인적으로 진행한 사항이라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