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확인 전 대부 신청 정황…수십억 수의계약도 도마에

가평군에서 폐기물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A사는 지난 2021년 7월 2일 국유지에 건설폐기물을 불법 야적한 사실이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다. 당시 문제가 된 부지는 가평읍 상색리 일대 국가철도공단 소유 토지로, 가평군은 과징금 1천8백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A 사는 같은 해 11월 19일 해당 토지를 ‘물치장’ 용도로 사용한다는 조건으로 국가철도공단과 대부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가평군 행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가평군이 불법 사용하던 국유지의 원상복구 점검을 실시한 날짜는 2021년 10월 13일이다. 반면 철도공단 확인 결과 A사의 토지 사용 신청은 하루 앞선 10월 12일 이뤄졌다.
더구나 가평군의 위법 사항에 대한 과징금 부과일은 2021년 10월 22일로 확인됐다. 개선 여부에 대한 공식 확인이 이뤄지기 전에 후속 절차가 진행된 데다 과징금 부과 시점 역시 맞물리면서, 당시 사업장 편입 가능성에 대한 행정 판단이 사전에 이뤄졌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 절차상 개선명령 이행 여부는 사업장 정상화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개선완료 확인 이전에 대부 신청이 가능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위반 적발 이후 단기간 내 합법 사업장으로 편입된 과정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당 처분이 결과적으로 사업 정상화 과정의 일부로 기능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또한, 국가철도공단이 해당 토지를 물치장 용도로 대부한 가운데 계약 목적과 실제 사용의 일치 여부도 쟁점이다. 물치장은 일반적으로 자재 보관 공간을 의미하지만 폐기물 적치까지 허용되는지에 따라 관리 책임과 대부 판단의 적정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철도공단 측은 “대부 목적은 물치장 용도이며 폐기물 적치의 적법성 판단은 허가 관청인 가평군 소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48억 수의계약…논란 확산
논란은 해당업체와 가평군이 체결한 계약 방식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취재 결과 A사는 가평군 내 사실상 유일한 건설폐기물중간처리업체로, 가평군 내 건설 폐기물 등을 독점적으로 처리해왔다.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A사가 가평군과 체결한 용역은 총 236건, 약 48억원 규모에 달한다. 그중 상당수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됐다. 가평군 내 독점적 지위를 통해 수의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A사는 여성기업 특례 제도가 시행되던 2011년 대표이사가 부인 명의로 변경된 이후 5천만 원 미만 사업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해 왔으며, 2021년 이후 여성기업 특례 지원에 따라 체결한 계약 규모는 2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두고 지역에서는 독점적 계약 구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기반이 약한 상황에서 수의계약이 이어지면 시장 경쟁 기능이 사실상 작동하기 어렵다”며 “절차 문제와 별개로 계약 구조 전반의 공정성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정 업체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사회에서도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나오는 등 이번 사안은 위법 여부를 넘어 행정의 판단 기준과 책임을 묻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절차가 적법했는지뿐 아니라 그 과정이 공정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본지는 해당 토지 대부 및 변경허가 과정의 타당성과 수의계약 운영 기준 등에 대해 가평군에 공식 입장을 요청한 상황으로 특혜시비가 일고 있는 사업장 편입 및 계약 과정 전반을 추가 확인할 계획이다.
최남일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