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된 그곳도 불빛 환해
▲ 강남 풀살롱들 모습. 이번에 적발된 풀살롱도 불빛을 환하게 켜놓은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풀살롱은 기존 룸살롱에서 모텔 혹은 호텔이 합쳐진 형태의 신 유흥업소다. 유흥을 즐기는 1차와 성관계를 맺는 2차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게 풀살롱의 특징이다. 풀살롱의 형태는 보통 2가지로 나뉜다. 건물에 룸과 모텔이 합쳐져 있거나, 룸은 따로 있고 주변 모텔과 제휴를 맺는 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강남에만 풀살롱이 대략 80개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풀살롱의 가격은 보통 30만 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시간은 1차와 2차 포함 2시간이 부여된다. 1시간 20분 정도는 1차에서 놀고 2차는 방에서 40분 정도 성관계를 맺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오후 9시 반에서 10시 반이 손님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피크타임’이라고 한다.
기자는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풀살롱을 찾아가 봤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선릉에 위치한 A 풀살롱. 입구로 들어가니 로비와 카운터가 있고 몇몇 대기 손님들이 보였다. 출입문 바로 옆에는 거리 상황을 보여주는 CCTV 두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단속이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인 듯했다.
매니저를 따라 로비 끝에 있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계단으로 내려가 복도를 지나고 나니 문이 또 하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어두컴컴한 실내가 드러났다. 매니저는 “초이스를 먼저 보여주겠다”며 ‘미러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유리 건너편에는 업소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이 40명 정도가 쭉 앉아 미소를 띤 채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니저는 “특수 유리이기 때문에 아가씨들은 우리 쪽을 볼 수 없다”고 귀띔했다.
룸을 보고 싶다는 기자의 말에 매니저는 다시 엘리베이터로 기자를 안내했다. 건물 구조는 마치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2층부터 6층까지는 룸이, 7층부터 9층까지는 모텔이 있다고 했다. 기자와 매니저는 룸이 있는 층에서 내렸지만 정작 룸을 볼 순 없었다. 룸이 모두 꽉 찼기 때문이다. 당시 시각은 오후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A 풀살롱과 멀지 않은 곳에는 이번에 적발된 ‘V 풀살롱’이 위치해 있었다. 그런데 V 풀살롱 입구 쪽을 지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V 풀살롱의 간판과 입구가 환하게 켜져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영업을 하는가 싶어 입구로 들어서자 몇몇 매니저들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손님을 가장해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말하자, 순간 매니저들은 긴장하는 반응을 보였다.
매니저 중 한 명이 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단속의 여파 때문인지 룸은 텅텅 비어있었다. 기자가 “아가씨는 얼마나 있느냐”고 묻자 “20명 정도 준비돼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매니저는 기자의 휴대폰 번호를 물어보는 등 끝까지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V 풀살롱의 영업과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단속을 한다고 바로 영업정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를 마무리해 관할 구청에 넘겨주면 그쪽에서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 중에 수사 정보를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러 풀살롱을 돌아보며 확인한 결과 업소 관계자들은 단속에 대해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단속을 피하는 방법에 대해선 “입구에서 막아버린다”, “모텔 불을 소등한다” 등 다양했다. 한 매니저는 “단속은 정기적으로 한 번만 대비하면 되고 순찰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라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경찰이 강남 풀살롱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천명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이유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