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위론적으로는 이런 민주당의 주장에 토를 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말과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민주당이 그토록 민생을 외쳤다면, 이른바 스토킹 처벌법 개정안을 진즉 통과시켰어야 했다. 야당 탓을 하지 말고 민주당 단독으로라도 통과시켰어야 했다는 말이다.

기본권을 위한다면서 정작 생존권 관련 법안을 아직도 잠재우고 있는 국회, 아니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걸핏하면 들먹이는 그 ‘국민’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민주당은 한번이라도 생각해 봤는지 궁금증을 갖게 된다. 민주당에 의해 통과될 예정인 검찰 개혁 관련 법안도 마찬가지다.
해당 ‘개혁안’에는 가장 뜨거운 감자인 공소청의 보완수사권 관련 조항은 빠져 있지만, 그럼에도 상당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특사경, 곧 특별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권 폐지 문제다. 특사경이란 특정 분야의 위법행위를 전문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행정부 소속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곧, 수사 전문 인력이 아닌 일반 공무원에게 특사경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법적 지식과 수사 역량은 구조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압수·수색과 인신 구속, 체포 등의 강제 수사 권한을 행사한다. 이런 이유에서 검사의 지휘권은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특사경 운영 책임자 65명은 지난해 11월 대검찰청과의 회의에서 “특사경 제도 운용의 안정화를 위해 검사의 지휘·감독을 강화하고 수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특사경 스스로가 검사의 지휘·감독권 강화를 요구하는데, 국민 기본권을 위한 검찰 개혁을 한다면서 민주당은 이들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다.
이들의 요구를 묵살했다는 것은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높인다는 뜻이다. 민주당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걱정되는 부분은, 민주당이 혹여 ‘감정’을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점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검찰 악마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8일과 9일 “개혁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면서 “초가삼간 태우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직 교수이자 진보 성향 단체 민변 출신인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박찬운 전 자문위원장 역시 “형사사법 체계의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사안임에도 균형 잡힌 토론보다 감정적 접근이 앞서고 있다”면서 “보완 수사 필요성을 말하는 검사들의 발언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은 악마화의 언어”라고 했다.
민주당이 ‘감정’을 ‘개혁’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우려를 비단 필자만 제기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하는 언급이다. 민주당이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이런 식으로 소위 ‘개혁’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의 검찰이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검찰이 우리 사회에 기여한 부분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결국 검찰 개혁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무조건 악마화하고 무장해제하는 것만이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자신들만이 '절대 선'이고 상대는 악마라는 식의 이분법적 사고는, 오늘날의 다원주의 사회에 전혀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민주당 구성원들은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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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