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서 “대구 부흥 이끌겠다”…출마 공식화
- 대구 위기, 일당 독점 정치 근본 원인 지적
[일요신문] "보수정당이 대구를 독식하면서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하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마지막 퍼즐'로 평가받던 김 전 국무총리가 '보수의 심장' 대구를 민주당에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출마 선언 장소로 2·28기념중앙공원를 선택한 것은 그가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2·28민주화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을 이뤄낸 상징성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장에는 봄비가 내렸지만 대구·경북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물론 당원과 지지자 500여 명이 집결했다.

이어 "국민의힘을 확 바꾸는 방법은 이번에 국민의힘을 안 찍으면 된다"면서,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만들어지고 대구 경제도 다시 숨길을 열 마지막 기회가 된다"고 했다.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김 전 총리는 "제가 시장이 돼야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구할 명분이 생긴다"면서, "임기 4년이 남은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 속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통합신공항 이전, 취수원 문제 등 지역 현안을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성과를 인정받지 못한 설음도 토해냈는데, 그는 "코로나19로 고통받을 때 제가 1조 원이 넘는 지원금을 대구·경북에 갖다 주니 신문에도 났지 않나? 뭐라고 했나? 'XX놈, 지 돈 가지고 왔나?' 이러지 않았나"라며, "아무 일도 안 할 때는 62%를 주시던 어른들이 코로나 때 1조 원을 갖다 주고, 수성구 가보시라. 김부겸이 이룬 거 많이 있다. 그랬더니 20%를 싹둑 잘라먹더라. 여러분, 그러니 힘이 나겠느냐. 그래서 더 이상 서 있을 힘이 없더라. 이제 정치 그만하라, 됐다하고, 접었다. 그땐 저는 제가 버림받았다고 생각하는데 제 입장이 맞지 않나"며 반문했다.
현장에서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직접 공개하며 시민과 적극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구시장 출마하는 김부겸, 대구 시민들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늘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할 것이다. 대구를 위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주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금 제가 요구하는 건 이번 기회에 김부겸이 한 번 써먹으라는 것"이라며, "앞으로 4년 대통령 안 바뀐다. 이재명 정부 하에서 맨날 이재명 정부 욕만 하던 분이 시장 되면 뭐가 잘 되겠나? 오죽하면, 12년 전에 나올 때 대통령과 당이 다르면 일 못한다고 해서 당시 박근혜 대통령하고 저하고 찍은 사진까지 걸었다가 당에서는 작살나고 표는 안 나오고 그랬다. 그런데 이번엔 정말 여러분 김부겸 버리고 그렇게 할 정도로 대구가 여유가 있나? 이번엔 저를 한번 써먹어 보이소"라고 재차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30일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현역 의원 4명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등이 참여하는 6인 경선 후보자 토론회를 갖는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 컷오프 결정을 받은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국민의힘을 상대로 법원에 공천배제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 심문을 받았다. 이진숙 전 위원장은 공관위 결정에도 아랑곳없이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홈 개막전에 나타나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 명함을 돌렸다.
주 부의장은 법원이 가처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김 전 총리까지 3자 구도가 형성된다. 그럴 경우 이번 지선에서 김 전 총리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민주당에 가져오는 한국 정치사 최고의 이변을 연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남경원 대구/경북 기자 skarud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