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증인 제외 놓고 논란…민주 “정치공방 차단” vs 국힘 “핵심 증인 배제·위헌 소지”

국조특위는 지난 3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남욱 변호사, 김만배 씨 등 103명을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여기엔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 사건 등 사건을 수사한 검사 12명이 포함됐다.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 허위보도 조작기소 의혹’ 관련 기자 등 36명은 참고인 신분으로 부르기로 했다. 다만 국조특위 구성 전부터 논란이 됐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국조특위는 향후 일정도 논의했다. 국조특위는 오는 3일부터 법무부·대검찰청 등을 상대로 1차 기관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오는 9일에는 이른바 ‘연어 술 파티’ 의혹이 제기된 장소인 수원지방검찰청 1313호 검사실과 영상녹화조사실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4일에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16일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 21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청문회를 순차적으로 실시한 뒤 28일 종합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주도로 증인 채택이 이뤄지자 국민의힘은 ‘위헌적 국조특위 운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국조특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주도로 진행된 증인 채택 표결에 불참,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31일) 개최된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의 충분한 협의와 합의를 거치지 않은 채 증인·참고인에 대한 일반적 의사진행은 국회의 협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여야 간 협의 없는 의사일정 확정 및 회의 진행은 국회법상 합의제 운영 원칙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행위로 다수의 힘을 앞세운 일방적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 위헌적 소지가 크다”며 “조사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배제한 것은 국정조사 목적 자체를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국정조사의 초점을 ‘현장 수사 검사’들에게 맞추고 있으며, 한 전 대표 증인 채택은 조사의 본질을 흐리고 국정조사를 정치 무대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증인 명단에서 제외했다는 입장이다.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조는 팩트 중심이다. 이를 정치 공방의 장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다. 한 전 대표가 그런 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준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는 “당시 기획 수사와 조작 수사를 했던 검사, 당사자들을 불러서 국정조사를 하는 것이 맞다”며 “나중에 한 전 대표가 연루된 문제가 나오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고 말했다.
대북송금 사건의 녹취록과 관련한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민주당은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과거 수사 과정에서 진술 조작과 형량 거래 제안이 있었다는 의혹을 부각시켰다. 민주당은 해당 녹취록을 근거로 검찰의 표적 수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으며, 지목된 당사자들과 국민의힘은 녹취 내용이 전체 맥락을 무시한 채 악의적으로 ‘짜깁기’됐다며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국조특위에 대한 위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이번 국정조사의 적법성 문제 소지를 제기하며,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의견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공소 유지를 담당했던 강백신 현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는 이프로스에 “수십 명의 검사들이 증인으로 채택이 된 상황”이라며 “이번 국정조사의 위헌·위법성(소지)에 비춰 국회가 권한을 남용해 국정조사권을 발동시켜 증인 출석을 강제한다면 직권남용죄가 성립될 수 있어 증인 출석 요구에 응할 의무는 없다고 본다”고 썼다. 이어 “법무부나 대검찰청의 책임 있는 부서에서도 국정조사의 위헌·위법적 문제점을 검토해 검찰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그에 기반해 국회의 권한 행사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