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사무실 앞 네거리서 출정식…김부겸 “대통령 견제? 야당 말고 내게 맡겨라”

오전 8시 30분 김 후보는 국민의힘 선거운동원들과도 악수를 나눈 뒤, 횡단보도를 건너 유세차량에 올랐다. 김 후보가 등장하자 그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가던 길을 멈추고 ‘화이팅’을 외치거나, 차량 안에서 창문을 열고 김 후보에게 ‘힘내라’고 말하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김 후보를 응원하기 위해 경적을 울리며 지나가는 차량도 있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가 제 인생 10번째 선거”라면서 “당선된 것보다 떨어진 시간이 더 많았다”고 운을 뗐다. 김 후보는 “그래도 저는 좌절하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 삶에 박힌 실패라는 굳은살을 이번에는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를 멋지게 한번 바꿔보고, 지역 경제를 살리고, 마침내 대한민국도 살리고 싶다. 이번 선거에서 여러분께 ‘도와주십시오’라는 말 대신 ‘우리 함게 대구를 살려 보십시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있다. 시장의 한 사장님이 ‘보수의 심장 지키려다 대구 심장 꺼져간다’고 말하셨다. 대구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대구의 아들 딸들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겠느냐.”
김 후보는 ‘대통령 견제’를 할 수 있는 적임자는 야당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정부 임기가 4년이 남았고, 대구시장 임기도 4년”이라면서 “여당이 예산을 짜고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절박한 시기에 야당 시장이 당선돼 사사건건 대통령과 맞서면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는 수성갑 국회의원 재임 당시를 회상하면서 “민주당 국회의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혹시라도 ‘농띠(농땡이) 친다’고 할까봐 정말 일 열심히 했다”면서 “이제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어 이 대구를 위해 한번 일하고 싶다”고 했다.
출정식을 마친 뒤 김 후보는 취재진으로부터 선거 전략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김 후보는 “지금 대구는 절박하다고 끝까지 호소할 것”이라면서 “어쩌면 우리가 스스로 변화를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절박함을 호소하면서, 이번에는 정말 결단을 내려서 바꿔보자는 진정성을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김 전 구청장은 “제가 수성구청장을 지내던 때 어린이집 아이들이 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할 때가 됐다”면서 “그 청년들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분이 대구시장 뽑는 선거가 의리를 따지는 선거냐”며 “시장은 대구 살림을 맡아 시민들과 자라나는 아이들의 미래 터전을 만들어주는 행정을 하는 자리다. 김부겸의 능력을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출정식을 마친 김 후보는 숨쉴틈 없는 유세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오전 11시 대구 화원전통시장을 찾은 김 후보는 오후 4시엔 신매시장을 찾아 ‘밑바닥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신매시장 숙원 사업이던 주차장 건립을 중기부 예산 확보를 통해 이뤄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부겸 캠프의 김현수 공보실장은 “김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지역 사회 변화를 위해 일한 흔적이 신매시장에 남아 있다”면서 “공식 선거일정 첫날, 상당히 의미 있는 유세 장소”라고 했다.

경북대 유세에서 김 후보는 “대구를 살리는 데 어느 한 사람에게 ‘도깨비 방망이’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우리가 함께 대구의 미래에 대해 합의를 해 기업인·청년·행정이 한 마음으로 팀을 이뤄 앞으로 나가야만 한다”고 했다. 그는 “지역에 있는 대학 연구 역량, 지역 기업들의 구체적인 요구, 그리고 대구시와 국가의 지원을 묶어서 대구 산업을 대전환하겠다”면서 “청년들이 기대할 수 있는 대구,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소리쳤다.
김 후보 유세를 듣는 대학생들 반응은 다양했다. 경북대 재학생 심 아무개 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홍준표 전 시장을 찍었는데, 이번에는 행정가가 필요할 것 같다”면서 “이번 선거에선 김부겸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20대 남성 김 아무개 씨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 아무래도 선거날이 다가오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부겸 캠프 장윤미 대변인은 “현장 분위기가 좋다”면서 “대구 시민들이 국민의힘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마음을 폄훼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김부겸’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장 대변인은 “헌정사에 민주당 후보가 대구시장으로 선택받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면서 “김부겸 후보가 좋은 결과를 낸다면,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에서도 ‘부겸스럽게’ 선거운동을 해보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부지런하고 겸손하게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보자는 각오를 다져왔다”고 했다.
대구=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