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국·104경기 체제로 역대 최대 규모 개막…잉글랜드·브라질·포르투갈·아르헨티나도 우승권 평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 대회부터 본선 규모가 직전 32개 국가 체제에서 48개 국가 체제로 덩치를 키웠다. 대회 기간, 개최 도시 숫자 등도 확대됐다. 개막부터 결승까지 이전에는 64경기를 치른 반면 이번 대회부터는 104경기가 열린다.
자연스레 과거보다 다양한 국가들이 출사표를 던지게 됐다. 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과 요르단, 아프리카의 카보베르데, 북중미의 퀴라소가 역대 최초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아이티, 콩고민주공화국, 이라크 등도 긴 공백 끝에 모습을 드러낸다. 마지막 출전 이후 다시 월드컵 무대에 등장하기까지 아이티와 콩고는 52년, 이라크는 40년이 걸렸다.
이번 대회 역시 조별리그에서 4개국이 한 조에 편성돼 경쟁을 펼친다. 대회 규모 확대로 경기 간격은 늘었다. 초반 일정은 체력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이전과의 또 다른 차이점은 조 3위 국가에게도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토너먼트 단계의 시작이 16강이 아닌 32강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별리그 경기 내용이 다소 느슨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대회 규모를 키웠던 다른 대회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또한 이번 대회는 최초로 3개 나라(캐나다, 멕시코, 미국)에서 공동 개최된다.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넓은 지역에서 펼쳐지는 대회가 됐다. 참가국의 이동거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우승컵을 가져갈 국가로는 전문가, 스포츠 도박사 등 다수에 의해 스페인, 프랑스가 지목받는다. 이들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둬 온 팀이기도 하다.
스페인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는 팀이다. 현재 FIFA 랭킹(4월 1일 기준)은 2위다.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던 유로 2024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젊은 선수 위주였던 당시 전력을 대부분 유지했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시스템으로 이번 대회에도 임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 에이스는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다. 2007년 7월생으로 이번 대회 기간 중 19세 생일을 맞이하는 어린 선수다. 그럼에도 기량적으로는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년 전 유로에서 이미 팀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야말은 이번 시즌 막판 소속팀에서 부상을 입었고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월드컵 개막 직전 치른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일정 후반에야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인으로선 야말의 몸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프랑스는 스페인과 함께 '빅2'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월드컵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왔다. 2018년에는 우승, 2022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2년 전 유로에서는 4강에서 스페인을 만나 떨어졌다.
프랑스의 최대 강점으로는 화려한 공격진이 꼽힌다. 킬리앙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우스망 뎀벨레(파리생제르맹), 마이클 올리세(바이에른 뮌헨), 데지레 두에(파리생제르맹) 등 세계 최고를 다투는 구단에서 각각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는 이들이다. 백업 선수들의 면면마저 화려하다.
반면 팀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맡던 올리비에 지루(릴), 앙투안 그리즈만(올랜도 시티)의 공백은 불안 요소다. 이들 모두 장기간 프랑스의 성공을 이끌었고 지난 유로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공격 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더해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팀과 함께한 디디에 데샹 감독의 임기가 끝난다는 점도 이들의 약점이다. 감독으로서 리더십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페인과 프랑스에 대항하는 또 다른 우승후보로는 잉글랜드, 브라질,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이 거론된다. 대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는 이들을 스페인과 프랑스를 잇는 상위 4개국으로 지목했다. 모두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들을 보유해 우승을 노린다.
잉글랜드는 1966년(월드컵)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으나 최근 수년간 꾸준히 분위기를 끌어올려왔다. 최전방 공격수이자 팀의 주장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51경기 61골로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공격수에 등극했다.
브라질은 공격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 수비에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아스널)가 중심에 선다. 치명적인 측면 공격수 비니시우스는 그간 국가대표팀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기에 이번 대회를 벼르고 있다. 마갈량이스는 소속팀 아스널이 22년 만의 리그 우승을 달성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우승 청부사'로 불리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포르투갈은 대회 최고의 미드필더 진용을 자랑한다. 비티냐와 주앙 네베스는 파리생제르맹에서 호흡을 맞추며 팀의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이끌었다. 압도적인 활동량에 볼 컨트롤 능력까지 겸비했다. 이들의 앞에서 공격을 이끄는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21개)을 달성했다.
아르헨티나는 4년 전 월드컵 트로피를 가져간 디펜딩 챔피언이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비롯한 우승 멤버들이 대부분 여전히 하늘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이다. 다만 메시가 40세 나이를 바라보고 있고, 세계 축구의 중심부에서 다소 벗어나 뛰고 있다는 점에서 4년 전에 비해 저평가를 받는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