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5억에 인수한 클라우드 사업 전문 회사…체질 개선 작업에도 영업적자, “중장기 전략 부재” 우려도
#클라우드 부문 '군살빼기' 전망
6월 18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엑슨투 지분 100%를 매각했다. 개인 주주에 지분을 매각했으며 매각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엑슨투를 인수한 것은 클라우드 사업 고도화를 위해서다. 2014년 설립된 엑슨투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강점을 가진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빅데이터 시각화 솔루션인 ‘메타트론(Metatron)’을 비롯해 빅데이터 플랫폼과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클라우드 솔루션, 머신러닝 기술을 개발해 공급하는 사업을 펼친다.
엑슨투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자회사 간 교통정리가 이뤄지기도 했다. 2023년 3월 엑슨투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또 다른 종속기업인 마젠타웍스를 흡수합병했다. 2016년에 설립된 마젠타웍스는 시스템 이용자경험(UX) 디자인 기업이다. 앞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22년 1월 클라우드 사업 고도화를 위해 주식 교환 방식으로 40억 원에 마젠타웍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엑슨투 매각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사업 효율화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엑슨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닌 개발 분야에만 주력하는 기업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개발 역량이 내재화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년 1월 엑슨투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후 이경진 엑슨투 창업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부문 개발·전략·인프라·디지털전환(DX) 부문을 총괄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기로 하면서 이 창업자는 2023년 5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이 창업자는 2025년 3월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서고 있다. 비클라우드 부문을 잇따라 정리했다. 2024년 1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비즈서비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케이이피를 설립했다. 케이이피는 AI 음성 인식 서비스 ‘카카오i’, 업무 협업 플랫폼 ‘카카오워크’ 등을 서비스하던 업체다. 같은 해 3월 케이이피는 카카오 계열사인 디케이테크인에 합병됐다. 지난해 12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검색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포털 다음 운영사 에이엑스지(AXZ)에 넘겼다.

#전략 사업임에도 경쟁력 우려 목소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CSP 3사에 이은 후발주자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CSP 3사와 삼성SDS에 비해 존재감은 약하다. 시장조사기관 IDC가 올해 4월 발표한 ‘2024년 국내 퍼블릭(개방형) 클라우드 서비스(CSP) 마켓셰어’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 순위는 아마존웹서비스(점유율 22%), 삼성SDS(11.3%), 마이크로소프트(9.6%), 네이버클라우드(5%), KT클라우드(2%) 순이었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카카오톡이라는 슈퍼앱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느낌”이라며 “시설 인프라에선 통신사에, 플랫폼 경쟁력 측면에선 네이버나 구글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경쟁력 측면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아마존웹서비스에 밀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늘면서, 최근 CSP 기업들은 서비스형 그래픽처리장치(GPUaaS)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하이브리드 GPUaaS’를 출시했다. 카카오가 지난해 6월 257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났다.

이어 노조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경영 실패의 책임을 묻기보다 고문계약으로 회피형 퇴장을 보장하고 새 대표로 교체해왔다. 그러나 대표가 바뀔 때마다 사업 방향은 달라졌고, 구성원들은 반복되는 조직 개편과 구조조정 속에서 고용불안을 감내해야 했다”라며 “최근 이원주 대표가 겸직하던 디케이테크인 대표직에서 직무가 정지되면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영 리더십마저 불확실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엑슨투 지분 매각은) 경영·사업적 판단에 따라 내린 의사 결정”이라며 “노조와는 언제든지 소통 창구를 열어놓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