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올렸다는 이유로 끌고가 강물로 추락시켜… 유기 최장형에도 여론 부글, 징역 제도 자체 문제 제기도

검찰이 재판에서 제시한 사건의 흐름은 이렇다. 우치다는 A 양을 불러낸 뒤 차량에 태워 아사히카와시 외곽으로 데려갔다. A 양이 도망치려 할 때마다 폭력으로 제압했고, 결국 감금한 채 ‘가무이대교’까지 끌고 갔다고 한다. 이후 벌어진 일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우치다가 피해자에게 옷을 모두 벗으라고 지시한 뒤 무릎을 꿇고 사죄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를 다리 난간 위에 앉힌 채 사과하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공포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우치다는 극심한 두려움에 휩싸인 피해자를 다시 난간에 앉힌 뒤 ‘떨어져라’ ‘죽어버려’라고 수십 차례 외쳤다. 이후 물리력을 행사해 피해자를 강 아래로 추락시켜 숨지게 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당시 현장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기온은 5℃ 안팎. 난간 바깥쪽 발판 폭은 고작 10cm에 불과했으며, 다리 아래 수면까지의 높이는 약 13m에 달했다.
범행에는 공범도 있었다. 우치다의 이른바 ‘부하’로 불린 여성 공범(21)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의무”라며 범행을 순순히 인정했고, 이미 지난해 징역 23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그는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우치다가 피해자의 어깨뼈 부근을 밀어 떨어뜨렸다”고 진술했다.
반면 우치다는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는 “살인 의도는 없었다”며 “피해자를 다리 아래로 떨어뜨린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맞서 검찰은 “설령 직접 밀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의 언행으로 피해자가 추락에 이르렀다면 실질적으로 살인의 실행행위에 해당한다”며 징역 27년을 구형했다.
17세 소녀가 목숨을 잃게 된 과정이 워낙 잔혹했던 만큼, 판결 전부터 일본 인터넷에는 “무기징역으로도 부족하다” “극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우치다가 공범의 증언과 배치되는 주장을 이어가고,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일본은 법정 질서 유지가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결 직후 욕설을 하거나 재판정 진입을 시도하는 사례도 흔치 않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일을 두고 “이례적인 법정 소란”이라며 비중 있게 다뤘다.
그렇다면 일본 법원은 왜 이 사건에 징역 27년이라는 결론을 내린 걸까. 재판부는 핵심 쟁점이었던 ‘직접 밀었는지 여부’보다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아간 과정 자체에 주목했다. 피해자가 스스로 추락했더라도 그에 앞선 협박과 강요, 폭행이 죽음으로 이어졌다면 살인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인격과 존엄을 짓밟은 잔혹하고 비열한 범행”이라며 “범행 동기 역시 자기중심적이어서 참작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유기징역형으로 가능한 최장형인 징역 27년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검찰 측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인 셈이다. 하지만 여론은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서는 “사회적 충격이 큰 사건인데 왜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아닌가”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기존 양형 기준과 판례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유사 사건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무기징역을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간사이TV는 “피해자가 1명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피해자가 여러 명이거나 계획성이 강하게 인정된 살인, 연쇄살인, 강도살인 사건에서 사형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다.

‘닛테레 뉴스’에 따르면 우치다 측은 항소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징역 27년형은 사실상 확정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유족은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유족이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피해자는 영원히 미래를 잃었지만, 가해자에게는 여전히 미래가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유족은 성명을 통해 “딸은 17세의 나이에 인생도 꿈도 모두 빼앗겼다. 하지만 우치다 피고인은 법의 보호 아래 교도소에서 최장 27년을 보낸 뒤 출소해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유족은 일본의 유기징역 제도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설령 형벌의 균형 등을 이유로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유기징역 상한과 무기징역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다”며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이어 “이번과 같은 살인 사건의 경우 적정한 형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유기징역 상한을 높이는 법 개정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일면식도 없는 17세 소녀가 사진 한 장을 계기로 목숨을 잃었다. 그 과정은 잔혹했고, 법원은 유기징역형으로 가능한 최장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이 형량이 과연 적정한 처벌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