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폭행·성추행 등 피해 사례 잇따라…장애 특성 탓 교권 침해 판단 어렵고 과밀 학급·행정 업무 부담까지

또한 A 군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사전 동의 없이 다른 학생들의 얼굴을 ‘영정사진’으로 합성해 게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학교 측의 요청으로 삭제된 상태다. 교사들에 대한 괴롭힘 의혹도 제기됐다. A 군은 자신의 블로그에 한 특수교사의 실명을 언급한 뒤 음주운전을 했다는 식으로 허위 사실을 게재했다. 지난해에는 학교에 몰래 녹음기를 가져와 한 교사를 신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해당 교사는 학교를 떠났다.
A 군의 보호자는 학교 측이 A 군을 제지하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당 학교 측에 따르면 A 군의 보호자는 학교 측에 “(아들에게) 물리적 제지를 하지 말라”면서 “(물건을) 때리고 부숴도 그냥 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호자는 A 군이 폭행 사건에 휘말려 학교에 경찰이 출동하거나 교보위에 회부된 뒤에도 학교 탓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학교 관계자는 “해당 사안이 일회성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파악하고 있고, 현재 교육활동 침해 관련 심의 회부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특수학교에서는 학생의 폭력 행위를 의도된 것으로 볼지, 장애로 인해 의사표현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결과인지 판단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 교권 침해의 경우 교보위 회부를 검토 중이며, 피해 학부모님이 원하시면 학폭위 개최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사들을 A 군 가정으로 보내 교육하는 방식(순회 교육)으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특수학교 교직원은 “몸집이 커지는 중·고등학생부터는 폭행의 강도도 더 세진다. 피해가 크지만 장애를 가진 의무교육 대상자이기 때문에 징계 역시 교내 봉사 정도로 마무리된다. 봉사 과정도 특수교사들이 전담해야 되기 때문에 업무만 늘어나는 결과만 초래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특수교사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수교사이기 때문에 더 인내하는 측면이 있다. (우리가) 학생한테 맞는 건 정말 흔한 일”이라면서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 본인과 다른 학생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제지하거나 개입할 경우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 있다는 딜레마도 있다”고 말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특수교사노조)이 2023년 특수교사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이 “학생한테 맞아 다쳐본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적으로도 피해를 입은 특수교사를 구제할 뚜렷한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억울함을 풀기 위해 교권보호위원회(교보위) 심의를 신청해도, 장애 아동의 특성상 교권 침해로 인정받지 못한 채 2차 가해만 발생하곤 한다. 지난 4월 인천의 한 중학교 특수교사 B 씨는 장애 학생에게 목을 졸리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 그는 평소처럼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려 했으나 “고작 이런 일로 바쁜 사람을 부르냐”고 항의하는 학부모의 태도에 억울함을 느끼고 교보위에 학생 폭언, 학부모 폭언 등 2개 사안의 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시교육청 교보위는 폭행 사실만 교권 침해로 인정했고 학부모 폭언에 대해선 교권 침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장애 아동 보호자로서 방어 입장이 인정된다는 이유에서다. 경기일보에 따르면 B 씨는 “교보위가 특수교사를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 같은 결과를 내놔 사기가 떨어진다”고 밝혔다. B 씨는 현재 무력감 등으로 학교를 옮기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돌발 행동 가능성이 있는 특수교육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과밀 학급은 특수교사의 노동 강도를 기하급수적으로 높이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교사 한 명이 학생들의 교육과 안전을 책임지는 동시에 행정 업무까지 도맡는 ‘독박 교실’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교육 당국이 예산과 공간 부족을 이유로 학급 증설이나 인력 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특수교사가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24년 10월 인천 지역 특수교사 고 김동욱 씨는 과밀 특수학급을 맡아 과로에 시달리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5년 9월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위원회는 고인의 순직을 인정했고, 국가보훈부도 그를 보훈대상자로 인정했다.
지난해 10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특수교사 1407명 가운데 81.8%가 교육활동 중 직·간접적인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침해 주체는 보호자가 가장 많았고 학생과 학교 관리자가 그 뒤를 이었다.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한 교사의 67.1%는 “동료나 관리자가 인지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어 혼자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66.5%는 인천 특수교사 사망 사건에 대해 ‘나의 일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깊은 슬픔과 분노를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원화 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은 “장애 학생의 교권 침해 행위를 장애에서 기인한 행위와 심리·정서적 문제에서 기인한 행위, 투 트랙으로 접근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자의 경우 개정 특수교육법에 지원 필요성은 명시됐지만, 구체적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업과 학생들의 행동 중재를 특수교사가 모두 관리해야 한다. 수업과 동시에 여러 명의 아이들의 행동에 대한 전문적인 분석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행동 중재 전문가의 충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후자의 경우 심리 상담이나 병원 치료를 권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보호자에게 권유할 경우 자칫 해당 발언을 꼬투리 삼아 민원에 시달리거나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지는 아이들이 많다. 병원 진료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보위 운영 현실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원화 실장은 “특수교육도 교육이다. 교육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교육 대상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특수교사도 교사로서 보호받아야 하고, 잘못을 저지른 학생들도 반성할 기회를 얻어야 한다”면서 “교보위에서 감경 기준을 오해해 장애가 있으면 무조건 온정적인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교보위) 위원들의 자격과 심사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