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과 동반성장’ 강연·토론…정헌주 연세대 교수 “AI 산업 규제·혁신에 대한 사회 공감대 필요”

김 대표는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고 그 결실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결실은 다양한 노력과 협조가 오랫동안 지속된 결과다. 기업의 직접 당사자뿐만 아니라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간접적인 기여를 했다. 각자 위치에서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동반성장의 길”이라며 “일요신문은 우리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앞으로도 변함없이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우리 경제는 이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그리고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안고 있다”며 “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준비가 부족하다면 오히려 격차를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어 “동반성장은 성장을 멈추고 파이를 나누자는 정책이 아니다. 함께 성장할 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디지털 전환 시대에 걸맞은 자유로운 혁신과 공정한 경쟁 질서, 상생의 생태계를 함께 모색하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송치형 두나무 이사회 의장은 축사에서 “2012년 봄 저는 자본도 번듯한 사무실도 없는 청년 사업가였다. 그런 저에게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님께서 창업 공간을 내주셨다. 그 작은 기회를 시작으로 투자자의 믿음과 이용자의 신뢰, 사회의 응원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의 두나무가 만들어졌다”며 “두나무를 성장시킨 건 기술만이 아니었다.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준 환경이 있었다”고 말했다.

오전 세션 발제에 나선 박경렬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는 “과학기술 발전 혜택이 고르게 분배되도록 만드는 건 오직 정교한 제도적 설계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과학기술정책은 이중성을 갖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 역사는 개인 간 협력, 국가 간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은 본질적으로 경쟁적 요소를 가진다. 협력과 경쟁을 같이 담아내는 게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AI 생태계 경쟁 양태는 토큰(AI 사용량 측정 단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올해 초부터 토큰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면서 큰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술 혜택이 누구에게 가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기술 접근성 격차뿐만 아니라 자본으로 인한 격차도 생겼다. AI 모델 ‘클로드’ 프리미엄 서비스 사용자 80%는 연 소득이 10만 달러(약 1억 5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AX(인공지능 전환) 비율은 49.2%, 중소기업은 4.2%였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아울러 “냉전 시대에도 과학기술 협력이 이뤄진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AI가 올바르고 공정하고 투명한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세대 정책 입안자들과 전문가들이 어떤 상생 거버넌스를 설계하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 아이들의 미래가 바뀔 것”이라며 “어린 세대는 LLM(거대언어모델)과 매시간 대화한다. 읽기, 쓰기 등 모든 것을 LLM에 의존하면 인간이 고유하게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지 못할 수 있다. AI에 대체될 능력만 기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 교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지급결제 산업이 형성됐다. 기술 기업의 진출이 많아졌다. 하지만 지급결제는 전통적인 금융업으로 생각되지 않아 규제가 없거나 낮았다. 이 때문에 현실과 규제 사이 간극이 생기고 있다”며 “과거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정부에서 주도했지만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는 정부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 변화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정헌주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AI 기술은 급격하게 안보화하고 있다. 기존 전쟁에서 목표물을 선정하고 어떤 무기로 타격할지 등 의사 결정에 길게는 몇 달이 걸렸다. 지금은 팔란티어 등 AI 시스템을 통해 몇 분 만에 결정된다”며 “국가가 AI 산업에 어떻게 개입하고 책임질 것인지, 어디까지 규제하고 혁신할 것인지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어 “동반성장이야말로 AI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 격차가 커지고 정보가 편향되면 AI도 발전하지 못한다”며 “AI 발전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를 위해서라도 동반성장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