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필요성 공개 언급했지만 공소취소 여론 부정적…국정지지율 하락·친명계 전대 타격에 추진 동력 변수로

이어 “방법은 선택의 문제다. 특검을 통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애초 책임자인 검찰이 자체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국민적 공감대를 살피며 결정하면 된다”며 “일각에서 재판으로 해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법의 탈을 쓴 폭력이다. 잘못된 기소가 이뤄졌는데도 기소됐으니 끝까지 재판을 받으라는 것은 야만”이라고 강조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6·3 지방선거 이전인 4월 30일 발의됐다. 총 12개 사건을 수사한다. 이 중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 등 8개가 이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이다.
문제는 특검에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특검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조작 기소나 불법 수사 의혹이 제기된 사건도 재판을 통해 바로잡혀왔던 만큼 전례 없는 방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재판관이 될 수 없다(Nemo iudex in causa sua)’는 ‘법의 지배’ 원칙을 훼손하는 특검법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특검법은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5월 12~14일 무선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44%가 공소취소권을 부여하지 말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부여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찬성 43%·반대 27%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은 “대통령과 여당 지지층, 진보층에 권한 부여론자가 많은 편이지만 그 비율이 50%를 넘지 않아 과거 다른 여야 쟁점 사안 대비 미온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특검법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상호 당시 강원도지사 후보는 5월 6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굳이 중요한 선거 시기에 이를 꺼내 발의하고 논쟁을 벌이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법안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에 판단하기로 했다. 부담이 커지자 특검법에 한 차례 제동이 걸린 셈이다.

하지만 6월 20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한 연어 술파티 의혹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사실에 있었던 관련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거나 상호 부합하는 반면 피고인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배심원도 유죄 4명, 무죄 3명으로 갈렸다.
이 대통령은 조작기소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방선거 직후인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안 할 수는 없다”며 “고소·고발들이 돼 있고 여러 가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내 입장에서는 내가 지휘할 수 있는 대규모 특별수사본부를 꾸려서 하는 게 훨씬 더 낫지 않겠나”면서도 “그러나 국민 입장이나 야당으로서는 중립적인 특검이 하는 게 낫지 않나”라고 말했다.
법무부 검찰인권존중미래위원회(미래위)는 대장동 사건, 위례신도시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성남 FC 사건, 백현동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추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모두 이 대통령 관련 1심 재판이다. 공소취소는 1심 선고 전까지 가능하다.
야권은 특검법 추진과 미래위의 움직임을 두고 이 대통령이 임기 내 사법리스크 해소 의지를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월 15일 “이쯤 되면 인권조사가 아니라 ‘대통령 사법 리스크 지우기’ 프로젝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입법·사법·행정의 국가 권력이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는 데 총동원되는 기막힌 광경”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상황은 김민석 대표에게 딜레마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김 대표가 특검법 통과를 미룰 가능성은 낮다는 예측이 나온다. 전당대회 기간 친명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만큼 김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채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지율이다. 김 대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오는 2028년 총선에서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장직 박탈이 확정될 경우 당장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도 책임져야 한다. 김 대표는 9일 강원지역 권리당원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가 되면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하고 강릉 보궐선거에서 최상의 결과를 내고 그 결과에 대해 당원들께 재신임을 묻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8월 11~13일 무선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이 대통령 직무 평가는 긍정 44%, 부정 46%로 조사됐다.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한국갤럽 기준으로도 데드크로스가 나온 것이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친여 스피커 김어준 씨는 18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받아들여진 메시지도 무척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며 “‘친명이라고 내세우는 것이 자기 정치, 자기 당선에 도움이 되나’ 의원들이 이제 따지기 시작할 거다. 곧 총선이 있고 자기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조귀동 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은 “사법 피해자는 옛날부터 꽤 있었지만, 지금은 오로지 대통령만 부각이 된다. 명분을 쌓는 작업은 부족했다 볼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 적잖은 부담이 된다. 김 대표 입장에서는 추진을 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정치적인 빚이 있고, 친명계 동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비명계가 동의할 인센티브가 없다. 당원들의 의견도 중요하다. 거기서부터 쉽지 않을 것 같다. 이미 전대에서 공소취소로 지지를 얻으려 했던 이건태·박성준이 잘 안 됐다”고 분석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