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공장’ 견제설 속 ‘민주당티비’ 첫 방송 동접 5만…‘완충지대’ 없는 여론전, 김민석 채널 사유화 등 우려도

김남준 민주당 홍보위원장은 “민주당티비는 콘텐츠를 생산하기만 하는 채널이 아닌 플랫폼의 역할에 방점이 있는 채널로 운영할 것”이라며 “진보와 중도 진영을 아우르는 열린 콘텐츠 플랫폼인 ‘오픈 TV’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티비가 ‘팀정청래’를 지원했던 친여 유튜버 김어준 씨를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고, 김 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여권 스피커들이 패널로 섭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 대표와 김어준 씨는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김 씨는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이름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여론조사 꽃’ 조사 대상에 김민석 총리 이름을 계속 포함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 합당 국면에서는 정청래 당시 대표를 옹호하며 신중론을 말한 김 대표와 대립했다.
지난 3월에는 이재명 대통령 순방 중 미국·이란 전쟁에 대한 국무회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총리실이 즉각 매일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총리의 잇따른 방미 행보에 대해 이 대통령의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이라고 해석하자 김 대표가 “어처구니없는 공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김 씨는 ‘정권 위기론’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대통령이 반등한 사례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용우 대변인은 과거 사례들을 거론하면서 “진영미디어는 더 정확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당대회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양측의 감정 다툼은 다시 떠올랐다.

9월 1일 오전 7시 박영식 앵커가 진행하는 ‘민티07’ 방송이 시작됐다. 김 대표는 “좋은 방송이 많이 있지만, 여러 해설이 헷갈릴 경우도 있고 해서 저희의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리고, 새로운 소식은 저희에서 시작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에서 (민주당티비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날그날 또는 그 시점에 민주당의 기조가 무엇인지를 엄선해 최소한 하나씩은 말씀드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 대표는 자신이 공을 들이고 있는 ‘메가텐’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 개헌, 공천 혁신 등을 총망라하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앞으로 지향해야 할 활동 방향을 압축한 것이 메가텐”이라며 “대통합을 기반으로 정당을 혁신하고, 청년과 함께해서 민생을 중심으로 국가의 대대적 성장을 이룬다는 구조”라고 했다.
2부에는 전은수 원내대변인과 이훈기 의원이 출연했다. 김 대표도 자리를 지켰다. 패널로는 강수영 변호사(법무법인 맑은뜻)가 나왔다. 강 변호사는 ‘공소취소 거래설’을 비판하는 등 반김어준·반정청래 성향으로 평가되는 친여 스피커다.
첫 방송 동시접속자 수는 최고 5만 5053명을 기록했다. 민주당 홍보위원회는 “기존 당 최고위원회의 생중계 방송의 평균 시청자 수(3000~6000명)를 약 10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다”며 첫 방송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웅현 단장도 “1만 명이나 오려나 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왔다”며 호평했다.
김 대표도 같은 날 X(옛 트위터)에 “2만이면 대박이라는 예상을 훌쩍 넘은 합계 5.8만 동접. 민주당의 힘”이라며 “민티의 경쟁대상은 오직 민티뿐! 스스로의 과거와의 초격차. 초격차 기조방송 민티는 당원과 지지자, 국민의 방송”이라고 적었다.

노종면 의원은 9월 1일 소셜미디어에 “민주당티비의 아침 7시 편성 전술이 뉴스공장 대응 편성이라는 프레임에 갇힌다면, 그건 실패의 지름길”이라고 우려했다. 노 의원은 “민주당티비 출범에 맞춰 민주당 의원들의 뉴스공장 출연을 금지하거나 위축시킨다?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진영 전체로는 자해 행위”라며 “뉴스공장을 경쟁 또는 대결 대상으로 보더라도 그럴수록, 일부러라도 ‘품격 있는’ 기준과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뉴스공장에 가서 만난 뉴스공장 관계자들에게도 ‘뉴스공장을 시청하는 분들 중에서도 민티를 의심하고 적대하는 흐름이 나타나는데 이걸 부추기면 공멸이다, 각별히 유의해달라’ 당부했다”며 “총선 승리, 재집권을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성과 효능감이 제1 전략이어야 하고, 동시에 지지층 갈등 완화를 위한 전술 역량의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고 적었다.
리스크 관리도 관건이다. 그동안 뉴스공장을 비롯한 친여 유튜브 방송은 정치적 위기 국면에서 기성언론과 야당을 비판하고 민주당 방어 논리를 전파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을 외부와 분산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누린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티비가 직접 여론전에 뛰어들면서 이런 공생 관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정치적 부담을 줄여줬던 일종의 ‘완충지대’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논쟁적인 주장이나 당 구성원의 실언이 당 공식 채널을 통해 나오면 정치적 책임은 고스란히 당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는 지적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뉴스공장에서 실언하는 것과 민주당티비에서 실언하는 것은 리스크 크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당 공식 채널 사유화에 대한 의구심도 해소해야 한다. 반김민석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티비가 사실상 김민석티비 아니냐는 주장이 터져 나온다. 김 대표가 당 공식 채널을 정치적 영향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대표는 방송 구성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당티비는 홍보위원회로 이관할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민주당티비가 기존 친여 미디어와의 경쟁을 넘어 당의 독자적인 미디어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지속성과 운영의 독립성에 달렸다고 봤다.
그는 “이것을 얼마나 할 수 있을까가 포인트다. 방송은 품이 많이 들어간다. 오래 꾸준히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동접자는 앞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 주제의 한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동접자가 떨어져도, 반응이 안 좋아도, 1년 이상 끌고 간다면 진정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3개월 정도 하고 흐지부지되면 김어준한테 복수하고, 본인의 어용방송을 만들려고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