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끝났지만 의혹 해소 역부족, 임명 반대 압도적…강행 땐 ‘공소 취소’ 프레임 지속, 여권 부담 가중

김 후보자는 실제로 식약처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식약처는 제넨셀 자료 보완을 요청한 끝에 2·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이후 제넨셀 투자사인 세종메디칼을 둘러싼 미공개정보 이용 등 주식 불공정거래가 드러나면서, 주가조작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국민의힘은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 부각했다. 윤상현 의원은 “남이 해달라고 하면 청탁이고 내가 하는 것은 민원이라는 건 완전히 내로남불”이라며 김 후보자가 장관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규택 의원은 “양 씨 녹취록에 송영길, 최재성, 김승원, 신현영이 등장한다. 민주당 독약 게이트 아닌가”라며 “국정조사하고 특검해야 하는데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법무부 장관을 하고 있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가 동물실험에서 이상이 발생했지만, 관련 내용이 제대로 고지되지 않은 채 93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진행됐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제넨셀 설립자 강 아무개 교수의 약사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에 따르면 2021년 제넨셀 임상시험 때 코로나19에 감염된 햄스터 일부가 토혈하거나 폐 비대증 증상을 보이며 폐사했다. 법원은 강 교수가 이 결과가 임상시험 승인에 불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누락했다고 판단했다.
김민전 의원은 “제넨셀의 동물실험이 조작됐다는 게 법원 판결에 있다”고 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나는 문과”라며 “치료제에 대한 성능이라든가 그런 것은 내가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와 민주당은 다소 부적절한 부분은 있었지만, 정당한 민원 전달이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이른바 ‘먼지 털이식’ 수사를 했음에도 불기소 결정을 내린 사건이라고 반론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27일 알선뇌물약속 혐의를 받은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김한규 의원은 “김 후보자가 한 행위 자체는 정확하게 청탁금지법 예외 사유인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 전달에 해당한다”고 엄호했다.
민주당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검찰 수사 자료의 유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역공에 나섰다. 한 의원이 공개한 이른바 ‘기소계획서’가 검찰 내부 보고용 자료였다는 이유였다. 김동아 의원은 “기소유예 처분까지 받은 저도 수사 기록을 달라고 했을 때 검찰에서 주지 않았는데 그런 기록을 어떻게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에게 흘러갔는지 이해할 수가 없고 꼭 밝혀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방염 하나 문제가 됐다고 영업허가를 취소하지는 않는다”며 “소방관들이 방염에 대해서는 개선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반박했다. 급여 지급 과정에 대해서도 특혜는 없었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이 아이들의 부모님이 나중에 돌아가시게 되면, 혹은 우리 아내도 나중에 힘이 없거나 죽게 되면 이 아이들을 믿고 맡길 만한 사람으로 저희 아들에게 그 일을 맡겼다고 하더라”며 울먹였다.
이 밖에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추진 여부, 국민의힘 위헌 정당 해산 청구 관련 입당 등을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공소취소 내용이 담긴 특별검사법이 통과될 경우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위헌 정당 해산 청구 가능성에 대해서는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그런 내용이 들어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번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기존에 제기됐던 의혹을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을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 해명과 태도에 대해선 다소 부족했다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조귀동 정치컨설팅 민 전략실장은 “가장 큰 문제는 신약 로비다. 전형적인 화이트칼라 로비 문제로 보이고, 국민 안전의 문제다. 이것을 자신은 ‘문과라 잘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이해할 만한 설명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청문회를 놓고 여야는 엇갈린 평을 내놨다. 9월 16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새로운 팩트가 나오는 게 아닌지 걱정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결점이나 단점이 새로 나온 건 없다. 오히려 김승원 의원이 좀 더 단단한 모습으로 솔직한 모습으로 임했기 때문에 저는 임명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의혹이 하나도 해소 안 됐는데,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협조해 달라는 것은 전혀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이 신약 청탁 의혹인데, 여기에 대해 전혀 본인이 해명하지도 않았고, 해명할 생각도 없었다. 본인은 그것이 죄가 안 된다고, 공익 민원의 전달이라고, 지금도 우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청문회가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한다고 해서 여론이 좋아지진 않는다. 어제의 청문회 효과는 더 나빠지지 않게 만드는 정도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은 “사람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구체적 팩트에 근거해 누가 잘못했다가 아니고, (양 씨와) ‘오빠’하고, 판사와 만나 어깨동무하는 사람이 싫은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미 감정적으로 안 좋다. (국민의) 그 정치적 평가를 뒤집기는 어렵다”며 “여야 합의는 안 될 것이다. 그러면 정부가 임명 강행을 할 것인가의 문제만 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야가 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면서 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임명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뜩이나 지지율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대통령으로선 악재를 만난 셈이다.
김 후보자 임명 강행 시 공소 취소 프레임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통령과 여권엔 부담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일각에서 “차라리 김 후보자를 임명하는 게 좋다”는 말이 나왔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당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밀어붙였을 경우에도 득보단 실이 많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월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역대 최악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김승원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재판보다 무서운 민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연히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가야 되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KSOI 여론조사는) 청문회 전”이라며 청문회를 기점으로 여론조사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남은 것은 화살이 한동훈으로 향할 때가 아닌가. 한동훈을 빨리 수사해서 법적 처벌받게 하고 국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