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드플럭스 2대 주주로 투자·실증 경험에도 별도 법인 추진…업계 “자금조달·IR 효과도 고려한 듯”

쏘카가 밝힌 사업 방향은 자율주행 기반 이동 서비스다. 쏘카는 에이펙스 모빌리티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단계상 ‘레벨2(부분 자동화)’ 수준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레벨4(고도 자동화)’ 수준의 라이드헤일링(호출형 승차 서비스)까지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쏘카의 자율주행 사업 확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 카셰어링은 기술 자체가 수요를 견인하는 구조로 초기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며 “쏘카가 자체 수집한 데이터는 확보 규모가 기술 격차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쏘카의 자율주행 신설 법인이 실제 수익 모델을 입증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일부 도시를 중심으로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아직 실증 운행 단계나 제한적 서비스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경우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이드하우스’가 발표한 ‘2025년 자율주행 리더보드’에서 세계 7위(국내 업체 중 최고 순위)라는 우수한 평가를 받았지만 아직 뚜렷한 경영 성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매출 162억 원, 영업손실 217억 원, 당기순손실 497억 원을 기록했고,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211억 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다.
대기업 투자 사례에서도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티투닷과 모셔널 등에 6조 원 안팎을 투입하며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아직 대규모 상용 서비스나 뚜렷한 수익화 성과가 없는 상태다.

크래프톤의 650억 원 투자는 신규 사업을 벌이는 쏘카의 재무적 부담을 낮춰주는 요인이 된다. 쏘카는 지난해 영업이익 23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당기순손실은 183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순손실 구조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래프톤의 투자는 쏘카의 자율주행 신설 법인 출자 재원을 외부에서 확보, 대규모 신규 사업에 따른 재무 부담을 일부 덜어내는 효과가 있다.
자율주행 법인 설립은 기존의 렌터카·차량공유 업체 중심 기업 이미지를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쏘카의 지난해 매출 93.3%는 카셰어링 서비스와 중고차 판매에서 발생했다. 쏘카가 크래프톤과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피지컬 AI(로봇·차량 등 실물 기기를 제어하는 AI) 사업 방향을 구체화할 경우 기존 차량 대여 사업에서 기술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사업 모델 확장 로드맵을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신설 법인을 통해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R&D)이나 실증 사업에 참여할 경우 정부 지원 사업과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쏘카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우선했다면 기존에 투자한 라이드플럭스와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크래프톤 자금이 라이드플럭스 쪽으로 들어가는 구조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신설 법인을 앞세운 것은 자율주행 기술 확보 자체뿐만 아니라 쏘카가 미래 모빌리티 기업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투자 유치와 IR 측면에서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만들기 위한 성격이 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쏘카 관계자는 “에이펙스 모빌리티는 소비자가 원하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정의해, 이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기술과 파트너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쏘카는 라이드플럭스의 주요 주주로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협력 대상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