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단식 세계랭킹 100주 연속 1위…올 시즌 49승 1패·부상 복귀 뒤 두 대회 ‘무실세트’ 우승

지난 8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세계랭킹을 새롭게 발표했다. 당시 안세영은 12만 1287포인트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100주 연속 1위 수성이었다. 이어 15일에 발표된 세계랭킹에서도 역시 1위는 안세영이었다.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현재 2위 왕즈이(중국, 10만 3989포인트)와는 1만 7298포인트 차이다. 2026년 첫 랭킹 발표(1월 6일) 당시에는 안세영이 11만 7270포인트, 왕즈이가 10만 3362포인트였다. 왕즈이가 약 600점을 올리는 사이 안세영은 약 4000점을 따냈다.
그간 안세영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기간은 최근 101주가 전부가 아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전후로 부상을 입었던 그는 올림픽 금메달 이후 잠시 휴식에 들어간 바 있다. 이때 2주간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전에도 세계랭킹 1위는 안세영이었다. 이전의 기간을 합산하면 총 163주간 1위 자리에 있었다.
100주 연속 1위를 달성한 안세영은 다음 기록을 넘본다. 앞서 리쉐루이(중국)가 119주 연속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안세영이 넘어설 수 있다. 그다음은 역대 최고 기록인 수시 수산티(인도네시아)의 200주 연속 1위다. 통산 1위 부문에서도 역시 수산티가 263주로 가장 길다.

안세영이 이 같은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배경은 압도적인 성적이다. 안세영은 2025년 단일 시즌 11회 우승으로 여자 단식 최고 기록을 세웠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2026시즌에는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까지 이번 시즌 11개 대회에 나선 안세영은 9개 대회에서 우승을 맛봤다. 2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남녀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4월 덴마크에서 열린 토마스&우버컵과 같은 단체전 대회마저도 석권했다.
이번 시즌 패배는 단 1경기뿐이었다. 3월 전영오픈 결승전에서 0-2로 진 것이 이번 시즌 유일한 패배다. 이번 시즌 50경기를 치러 49승 1패로 압도적인 승률(98%)을 자랑한다.
11개 대회 중 결승에 오르지 못한 대회는 지난 7월 중순 일본 오픈뿐이다. 그는 16강에 머물렀다. 경기에 패배한 것은 아니었다. 왼발 부상으로 대회를 기권한 것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안세영은 더욱 완벽한 모습을 자랑한다. 복귀 이후 두 번의 대회에서 각각 6경기, 5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1세트도 내주지 않으며 '무실세트 우승'을 기록했다.
#사상 최초 2연패 도전하는 AG
안세영은 17일 오전 아시안게임 개최지 일본 나고야로 향했다. 대회 개막식은 19일로 예정돼 있다.
배드민턴 종목 일정은 개막식 이튿날인 20일부터 시작된다. 안세영이 나설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부전승 자격을 획득, 8강이 열리는 22일부터 경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자 단식의 경우 25일부터 일정을 시작한다. 메달색이 결정되는 결승전은 29일이다.
안세영이 여자 단식의 절대 1인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그의 대항마로 꼽히는 인물은 세계랭킹 2위 왕즈이다. 왕즈이는 이번 시즌 안세영이 유일한 패배를 안은 상대다. 이외에도 아카네 야마구치(일본·세계랭킹 3위), 천위페이(중국·세계랭킹 4위) 등이 경계 대상이다.
야마구치와 천위페이는 안세영이 세계 정상으로 오르는 과정에서 이따금씩 발목을 잡아왔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한때 안세영과의 상대 전적에서 앞서기도 했다. 안세영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32강), 2020 도쿄 올림픽(8강)에서 모두 천위페이를 만나 좌절한 바 있다. 하지만 안세영은 2023년을 기점으로 이들을 극복했다.
'도전'의 의미가 컸던 지난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는 안세영에게 '수성'이 필요한 대회가 됐다. 지난 3년간 안세영은 꾸준히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 차례 부상으로 흔들리는 듯했으나 부상을 털고 돌아와 더 강력한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압도적인 금메달 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또 다른 전인미답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인물은 그간 없었다. 안세영은 또 한 번 누구도 밟지 못한 자리에 도전한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