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올림픽 동메달 주역들 하나둘 현역 마감…기성용·김보경·김영권 등 각 팀서 베테랑이자 멘토로 활약

지동원은 앞서 은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바 있다. 같은 시기 독일 등 유럽에서 함께 활동했던 박주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다. 발목 부상을 당해 2025년 12월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활동하던 호주의 매카서 구단에서는 나온 상황이었다. 지동원은 선배 박주호에게 선수 생활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음을 밝혔다. 미래에 대한 고민 또한 이야기했다.
결국 지동원의 선택은 은퇴였다. 2010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데뷔, 약 16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보냈던 지동원이다. 데뷔와 동시에 신인왕 후보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프로 데뷔 첫해, 조광래 감독에 의해 국가대표팀에도 데뷔했다. 첫 경기부터 골을 넣으며 화려한 데뷔를 알렸다. 이전부터 지동원은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고 대한축구협회에서 진행한 해외 유학 프로그램에 선발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자원이었다.
지동원은 빠르게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프로 데뷔 2년 차인 2011년 초, 기존 국가대표 공격진의 부상을 틈타 아시안컵이라는 굵직한 대회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대회 6경기 4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이후 전남에서 반 시즌만을 소화하고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의 부름을 받고 유럽으로 향했다.
어린 나이에 떠난 유럽에서, 경쟁은 쉽지 않았다.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고 아우크스부르크(독일)에 임대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아우크스부르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다름슈타트, 마인츠 등 독일 내에서 다양한 구단을 거쳤다. 맨체스터 시티, 바이에른 뮌헨 등 ‘거함’을 상대로 골을 기록하는 등 임팩트를 남겼으나, 중요한 시기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으며 안타까움을 남겼다. 10여 년간의 유럽 생활을 마무리하고 2021년 FC서울에 입단하며 K리그로 복귀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4경기 2골 2도움, 분데스리가에서 123경기 13골 5도움의 기록을 남겼다.

복귀한 K리그 무대에서도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다. 서울과 수원FC를 거쳤고 호주 무대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끝내게 됐다.
또 한 명의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올림픽 동메달 멤버들은 한국 축구에서 '특별한 세대'로 기억된다.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었다.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병역 특례 혜택이라는 날개를 단 당시 멤버들은 다수가 유럽 등 해외 무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용되는 등 10여 년간 한국 축구의 중심 축으로 활약했다.
당시 엔트리 18명 중 10명만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와일드카드로 팀에 합류했던 김창수, 박주영을 포함해 주장인 구자철과 박종우, 황석호 등이 은퇴한 바 있다.
현재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이들 역시 은퇴가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포항에서 뛰고 있는 기성용도 자신의 은퇴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 활약 중인 김보경(안양), 김영권(울산), 백성동(청주), 오재석(대전), 윤석영(청주) 등은 팀 내 베테랑이자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겸하고 있다.

남태희도 해외에서 뛰는 중이다. 제주에서 뛰던 남태희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호주 브리즈번 로어로 이적했다.
한 시대가 작별을 고하고 있다.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궜던 이들은 이미 다수가 유니폼을 벗었다. 남은 10명의 시간도 언젠가는 멈춘다. 화려한 커리어를 남긴 이들이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모두 자취를 감췄다. 각자의 팀에서 팀의 균형을 잡고 때로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위치에 올랐다. 한국 축구 중심에 섰던 런던 세대는 아직 퇴장하지 않았으나 자신들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