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치과 환자 2명 사망 뒤늦게 파악…관계기관 정보 연계 추진·사고 보고 대상 및 유형 확대 검토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복지부의 사고 인지 시점을 묻자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원급은 현재 보고 의무가 없어 보고 대상이 아니다. 아마 파악이 좀 늦었을 것"이라면서 "복지부 인지 시점은 정확한 날짜를 알기 어려워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사망사고 의무보고 확대 등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치과에는 최근 3년 동안 119구급대가 22차례 출동했고 13명이 응급실로 이송됐다. 강남구에 접수된 민원도 176건에 달했다. 다만 구급차 출동이나 민원이 모두 의료과실과 관련된 것은 아닐 수 있다.
현행 환자안전법상 중대한 환자안전사고 의무보고 대상은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과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으로 제한된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의무보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가령 동네 의원이나 치과에서 시술받던 가족이 숨지더라도 해당 의료기관은 환자안전법에 따라 사고를 보고할 의무가 없다.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신고하지 않으면 국가의 환자안전사고 보고체계에 해당 사고가 접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의무보고가 필요한 사고 유형도 제한적이다. 설명·동의한 내용과 다른 수술·수혈·전신마취, 진료기록과 다른 의약품 투여, 다른 환자나 부위에 대한 수술, 의료기관 내 신체적 폭력 등 법에서 정한 네 가지 유형에 한정된다. 이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도 모든 진료 중 사망사고를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국감 이후 의무보고 대상 의료기관뿐 아니라 사고 유형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기존 네 가지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사망사고까지 보고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면서 "사고 유형과 보고 대상 의료기관을 확대하는 것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어서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 의료기관이 자신들이 보고 대상에 해당하는지 일차적으로 직접 판단하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를 은폐할 경우 사전에 예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고를 축소하거나 보고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사후적으로 확인해 왜 보고하지 않았는지 따져야 하는 부분이어서 확인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반 의원의 조정개시율(의료분쟁 조정을 신청한 사건 중 실제 조정 절차가 시작된 비율)은 51.6%로 상급종합병원(76.8%)보다 25.2%포인트 낮았다. 다만 의료분쟁 조정 신청이 의료과실이 확인된 사건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분쟁 조정은 사후 갈등 해결을 위한 절차로, 사고 예방과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환자안전사고 보고제도와는 구분된다.
문제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가 실제 환자안전 관리에 얼마나 활용되고 있느냐다. 환자안전법 제15조의2는 복지부가 의료중재원과 한국소비자원 등 관계기관에 환자안전사고 관련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2020년 신설된 이 조항은 관계기관에 축적된 사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법적 근거다.
그러나 '일요신문i' 취재 결과 복지부가 해당 규정에 따라 자료를 요청한 실적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중앙환자안전센터에 확인한 결과 "환자안전법 제15조의2에 따른 자료 요청은 없었다"면서 "앞으로 자료를 연계해 환자안전 주의경보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의료중재원에 접수되는 조정 신청 현황은 파악하고 있으며, 분쟁이 종료된 사건은 개인정보를 삭제한 사례집과 통계집 등을 통해 의료기관과 학회에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환자안전법 제15조의2에 따른 사고 관련 자료 요청과는 별개의 활동이다. 해당 조항은 자료 요청을 의무화한 규정은 아니지만, 법적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도 정보 공유 경로가 활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고 보고 정보를 익명화하는 데에는 신고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도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면 의료기관이 신고하지 않고 은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도 설계 과정에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관계기관의 정보 연계와 사고 예방 정보의 전달 범위도 확대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응급의료기관이나 경찰 등 관계기관의 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존에는 의무보고 대상인 병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사고 사례를 전파했지만, 앞으로는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의료단체와 학회, 지자체 보건소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개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