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연예인 자살 직전 포폴 맞았다” 목격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계와 어두운 밤 밀폐된 룸 안에서 끈끈한 조명을 받는 유흥업계는 무척이나 다른 영역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근접해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그만큼 깊이 있고 정확한 연예계 정보가 넘쳐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연예인과 접대여성들은 일하는 영역만 다를 뿐 소비 영역에선 겹치는 공간이 많다. 이들이 병원이나 피부관리실 등에서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현재 검찰에선 몇몇 병원을 중심으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불법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강남 일대 병원을 압수수색한 이후 검찰 수사는 탄력이 붙었다. <일요신문> 역시 오래전부터 해당 병원들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실태에 대한 취재에 돌입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 받는 이들 가운데 유흥업소 접대여성들이 많다는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강남의 유명 텐프로 등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몇몇 접대여성을 통해 연예인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실태를 간접적이나마 확인할 수 있었다.
# “아픈 게 너무 너무 싫어요”
알려진 바와 같이 프로포폴 투약은 주로 성형외과와 피부과, 피부 관리실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유흥업소 접대여성들의 공통된 설명이었다. 그렇지만 이는 시작점일 뿐이라고 한다. 처음엔 평소 다니던 성형외과나 피부과, 피부관리실 등을 통해 프로포폴을 접하게 되지만 점차 자주 투약하기 위해 새로운 병원까지 찾게 된다는 것이다. 동시에 여러 군데의 성형외과와 피부과, 피부 관리실 등을 돌아다니며 투약하다 나중에는 내과 정형외과 치과 등에서도 투약을 받는다고 한다. 게다가 프로포폴과 유사한 동물마취제를 투약하기 위해 동물병원까지 찾는 이들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기자는 인터뷰에 응한 한 접대여성에게 ‘누구라도 프로포폴을 투약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여성은 “아무래도 강남에서 프로포폴을 몰래 놔주기로 유명한 병원을 찾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단속이 심해 아무나 막 놔주진 않는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프로포폴 불법 투약으로 유명한 병원을 찾아 특정 시술을 받겠다고 제안한 뒤 “아픈 게 너무 너무 싫어요” 등의 표현으로 고통 없이 시술을 받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히면 병원 측에서 이를 프로포폴 투약을 원해서 왔다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프로포폴 투약의 문을 열고 병원과 가까워지면 점차 중독돼 잦은 불법 투약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 “연예인 투약 사진 여기저기 산재”
최근 온라인 매체 <디스패치>는 한 유명인이 프로포폴 펌프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있는 사진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단독 공개한 사진에는 누워 있는 해당 유명인을 먹처리해서 누군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프로포폴 투약으로 잠들어 있는 상황에서 제3자가 해당 사진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접대여성은 “마음만 먹으면 나도 몇 번을 이런 사진을 촬영할 수 있었다”라며 “누군가 몰래 촬영한 이런 사진들이 여기저기 많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려줬다. 이 여성은 “프로포폴을 맞으러 유명한 병원들을 다니다 보면 연예인들을 자주 보게 된다”라며 “인기 연예인들은 밤늦게 몰래 와서 투약한다고도 하는데 대낮에 버젓이 병원에 와서 프로포폴을 맞는 연예인도 많다. 중독된 상태라면 아마 밤까지 기다릴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로포폴 투약이 이뤄지는 침대가 커튼 등으로만 가려져 있는 병원이 많아 옆 침대나 건너편 침대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있는 연예인을 직접 본 경험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조금만 조심하면 충분히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는 게 이 여성의 설명이다.
또 다른 접대여성은 “처음엔 팔에 주사를 맞지만 자주 맞다보면 더 이상 혈관을 찾기 어려워져 발목으로 주사 맞는 위치를 바꾼다. 팔이 아닌 발목에 맞을 정도면 치료나 시술이 아닌 프로포폴 중독인 셈이다”라며 “저는 얼마 전에 한 주연급 여배우가 옆 침대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모습을 봤는데 주사를 발목도 아닌 목에 맞고 있더라. 그 정도면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프로포폴에 심각하게 중독된 경우에는 병원 투어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한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바로 다음 병원으로 가서 투약하고 또 다음 병원으로 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여러 병원을 돌며 프로포폴을 맞을 정도면 사실상 중독자라고 한다. 이들은 팔이나 발목에는 더 이상 주사를 맞을 곳이 없어 대부분 목에까지 주사를 맞는다고 한다.
# 우울증 치료? 오히려 치명타
심지어 ‘주사 아줌마’라고 불리는 출장 불법 투약자를 호텔 등으로 불러 소량을 지속적으로 투약해 하루 종일 약기운에 취해서 잠을 자는 이들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프로포폴은 중독으로 인한 1차적인 부작용 외에 다양한 2차 부작용이 존재한다. 우선 접대여성들은 전염병의 두려움을 언급했다. 일부 주사 아줌마들은 하나의 큰 주사기에 프로포폴 주사를 가득 담아서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프로포폴 여러 병의 앰풀을 따서 하나의 큰 주사기에 넣은 뒤 가지고 다니며 투약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프로포폴 앰풀을 직접 소지하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행여 적발되더라도 빨리 주사기 안의 프로포폴만 버리면 된다.
한 접대여성은 “커다란 주사기에 마치 우유가 가득 들어있는 것 같다”라며 “그걸 가지고 다니며 한 사람에게 적정량의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또 다른 사람에게 그 주사기로 투약한다. 주사 바늘을 통해 전염병이 옮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되지만 당장 급해서 그냥 맞곤 한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무서운 부작용은 우울감이다. 항간에선 프로포폴이 우울증 치료 효과가 있어 우울증에 시달리는 연예인들이 프로포폴에 중독돼 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렇지만 접대여성들은 하나같이 “우울증 환자가 프로포폴을 맞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그 이유는 약 기운이 떨어진 뒤 누구라도 우울감을 느끼는데 우울증 환자의 경우 약기운이 떨어진 뒤 더욱 심각한 우울감에 빠져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우 충격적인 이야기도 접할 수 있었다. 한 접대여성은 “몇몇 연예인은 프로포폴의 부작용으로 자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라며 “친한 친구가 한 연예인이 자살하기 몇 시간 전에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걸 봤다는 얘길 들었다. 우리끼리는 평소 우울증이 있던 그 연예인이 주사를 맞고 나서 약이 깨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져 결국 자살한 게 아닐까 추측했었다. 프로포폴을 맞아본 사람이라면 무슨 얘긴지 다들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프로포폴이 연예인 자살에도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는 결코 쉽게 넘길 대목이 아니다. 과거에 발생한 연예인 자살까지 연관 관계를 뒤늦게 파헤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
혐의 입증 어려운 까닭 뛰는 경찰 위에 나는 병원 현재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장미인애 이승연 현영 박시연 등은 모두 의사의 처방에 따른 합법적인 투약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소환 이후 이들의 연예계 활동이 전면 중단돼 있지만 이들이 실제로 기소될지, 아니면 무혐의로 수사가 마무리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현재까지는 방송인 에이미가 유일하게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기소돼 유죄를 받은 상태다. 에이미의 경우 가방 안에서 프로포폴 앰풀이 나왔기 때문에 검찰이 비교적 쉽게 기소를 할 수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접대여성들은 다른 측면에서 프로포폴 불법 투약 수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한다. 처방을 받고 투약했을지라도 비정상적으로 자주 투약한 경우는 불법 투약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날 한 병원에서 처방에 따라 프로포폴을 투약했는데 잠시 후 병원을 옮겨 또 다시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면 중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 처방에 따라 투약한 것은 합법이지만 소위 말하는 ‘병원 투어’를 하며 계속 투약했다면 프로포폴 중독에 따른 불법 투약으로 봐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검찰 역시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연예인 프로포폴 불법 투약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있다. 일부 병원에서 허위 차트를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단속망을 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