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SBS <야왕> 홈페이지
[일요신문]
톱스타 권상우가 '하류' 발언에 대해 해명하면서 드라마의 열악한 환경 문제가 또다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4일 권상우 소속사 측은 “권상우가 SNS를 전혀 하지 않는데 팬들과 소통을 위해 팬카페에 글을 남긴 것이다”며 “현재 촬영 현장이 많이 힘들고 쪽대본과 밤샘 촬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상우는 지난 13일 자신의 팬카페에 “요즘 하류가 진짜 하류가 된 것 같아요. 연기하기도… 음 … . 여러가지로 스트레스. 대본이 잘 나오길 바랄 뿐이고”라는 글을 게재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이에 팬들은 권상우의 발언이 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SBS 월화드라마 <야왕>의 하류 캐릭터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권상우가 하류 캐릭터의 문제가 아닌 바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해명하면서 과거 논란이 됐던 드라마 제작환경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게 됐다.
배우들의 쪽대본, 밤샘 촬영 문제로 지적돼 온 한국 드라마 현장의 문제점은 지난 2011년 방영된 <스파이 명월>에서 여주인공 한예슬이 힘든 스케줄 문제에 부딪히며 돌연 미국으로 도피하면서 크게 이슈가 됐다.
당시 한예슬은 다음날 한국으로 돌아와 깊이 사과하고 다시 촬영에 들어가 촬영을 마무리했다. 일명 '한예슬 쇼크'로 불렸던 이 사건은 드라마 촬영 현장의 부조리함과 쪽대본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였다.
당시 한예슬에게 “비싼 몸값을 받고 책임감 없이 이래도 되는 거냐” “노력도 없이 어떻게 드라마를 촬영하느냐”라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지만 이와 동시에 “너무 급하게 준비되는 드라마 환경에도 문제가 있다”며 드라마 제작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드라마 촬영이 시작되면 배우들을 포함한 제작진은 거의 날밤을 지새우며 드라마 촬영에 몰입한다. 본방송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고 마치 생방송처럼 찍어 내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촬영 직전 나오는 쪽대본은 배우들이 그자리에서 보고 바로 연기해야할 정도로 촉박하다.
이에 방영 전 시간적 여유를 갖고 미리 찍어 완성도를 높이는 '사전 제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같은 경우 첫 회 전 이미 8회를 찍고 있는 '반 사전제작' 방법을 선택해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과 자본의 제약이 심한 한국 드라마의 제작시스템에서는 대다수의 드라마가 쪽대본과 밤샘 촬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청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드라마 <야왕>도 그 고단함 속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
베태랑 배우 권상우마저도 혀를 내두르게 하는 한국 드라마시스템의 문제점이 이번 발언 논란으로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다영 기자 lata13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