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는 설탕, 카페인, 탄산, 물, 비밀 시럽으로 이뤄진 ‘설탕음료’일 뿐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미 법원이 뉴욕시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던 음료업계와 요식업계의 손을 들어준 이유는 사실 법안의 불공정한 측면 때문이었지, 결코 가당음료가 건강에 무해하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가령, 법안에 따르면 대용량 사이즈의 가당음료는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는 버젓이 판매가 가능했으며, 식당에서도 16온스의 콜라를 여러 잔에 나눠 판매하거나 또는 리필을 할 경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도록 돼 있었다. 또한 콜라와 엇비슷하게 설탕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과일주스나 합성감미료가 첨가된 다이어트 콜라가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블룸버그 시장은 조만간 내용을 수정한 법안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태. 뉴욕시가 이렇게 가당음료 판매 제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이유는 다름 아닌 소비자들의 건강 문제 때문이다.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콜라 컵의 크기는 점차적으로 커졌으며, 뉴욕시 극장에서 판매되는 콜라 컵의 경우에는 한 컵에서 한 컵 반으로 사이즈가 커졌다. 이렇게 컵이 커질 경우 나타나는 현상은 ‘과음’이다. 100개 가정에 6개월 동안 다양한 크기의 컵에 콜라를 무상으로 제공해준 후 소비된 콜라 양을 조사한 결과, 컵이 클수록 더 많이 마신 사실이 확인됐다.
콜라를 많이 마실 경우 나타나는 가장 큰 부작용은 비만과 당뇨다. 미 보건당국에 따르면 매년 5000명의 뉴욕 시민들이 비만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지나친 가당음료 소비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문제는 코카콜라 측이 이런 사실을 무시한 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전 세계에서 판매를 촉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비평가들은 코카콜라의 대표적인 캠페인 가운데 하나인 ‘오픈 해피니스(Open Happiness)’를 예로 들었다. 마치 콜라를 마시면 행복해진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 이 캠페인은 사실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 비평가들은 “캠페인과 달리 콜라를 마시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살만 찌게 된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마케팅 전문가이자 작가인 롭 프랑켈 역시 “코카콜라의 성공은 이미지와 광고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아무리 그럴듯한 광고로 포장한다 해도 콜라는 결국 ‘액체 사탕’일 뿐이라고 말하는 비평가들도 있다. 콜라가 설탕, 카페인, 탄산, 물, 비밀 시럽으로 이뤄진 ‘설탕 음료’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비평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인들의 콜라 사랑은 날이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다. 오죽하면 ‘오케이’ 다음으로 ‘코카콜라’란 단어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가 됐을까. 단, 콜라의 고향인 미국에서는 점차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2004년 이후 8년 째 미국 내 탄산음료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해왔으며, 지난해의 경우 탄산음료 매출액은 전년 대비 0.6% 감소한 287억 달러(약 30조 5000억 원)였다.
이와 반대로 미국을 제외한 나라에서 대부분 콜라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전 세계 비알코올 음료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코카콜라의 시장 점유율은 21.1%로, 10.7%인 펩시에 비해 두 배 이상이다. 또한 코카콜라는 2012년 4분기에만 19억 달러(약 2조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 20년 동안 판매량과 수익은 몇 곱절씩 증가해왔다.
결국 코카콜라는 정작 고향인 미국에서만 환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셈. 현재 비만과 당뇨를 비롯한 건강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는 등 소비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역들이 하나둘 늘면서 당분간 미국에서는 콜라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뉴욕시가 앞으로 어떤 수정 법안을 들고 나올지 미 전역은 뉴욕시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건강에 미치는 영향 1리터=각설탕 36개 콜라나 과일주스처럼 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가당음료는 가능한 빨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이유는 바로 치아 건강 때문이다. 빨대로 마실 경우 음료가 입안에 더 오래 머물게 되고, 이로 인해 결국 치아가 부식될 위험도 커진다. 또한 콜라를 마신 직후에는 바로 이를 닦지 않도록 한다. 칫솔이 치아의 법랑질을 깎아내면서 법랑질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콜라가 특히 여성들에게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다름 아닌 골다공증 때문이다. 보스턴 터프츠대학 ‘프레이밍햄 골다공증 연구소’의 조사 결과, 매일 콜라를 마시는 여성들의 골밀도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방치할 경우 결국 골다공증을 앓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콜라의 열량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콜라 1리터의 열량은 430칼로리며, 이는 냉동피자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2004년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가당음료를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고, 또한 과체중인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일 한 잔 이상의 콜라를 마시는 여성들은 4년 안에 몸무게가 평균 4.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콜라의 열량이 높은 이유는 바로 설탕 때문이다. 콜라 1리터에는 무려 36개의 각설탕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 정도의 콜라를 꾸준히 마실 경우 혈중 인슐린 농도가 높아지게 되고, 결국 당뇨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연구 결과, 매일 최소 한 잔 이상의 가당음료를 마시는 여성들의 경우 당뇨 발병 위험률이 높아졌다. 그렇다면 0칼로리인 ‘코카콜라 라이트’를 마신다면 어떨까. 무설탕이라고는 하지만 이 역시 인체에 무해하다고는 할 수 없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 연구소에 따르면 다이어트 콜라에 함유된 합성감미료인 ‘아스파탐’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당이 높아지며, 결국 성인당뇨라고 불리는 제2형 당뇨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때문에 다이어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다이어트 콜라를 마시는 대신 다른 방법을 찾는 게 좋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