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초는 ‘영역침범’
점유율만 놓고 보면 진로와 두산을 라이벌로 부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지난해에도 진로가 전국 시장점유율 50%를 넘긴 데 반해 두산은 10% 초반을 기록했을 뿐이다. 하지만 두산의 상승세가 무섭다. 2006년 ‘처음처럼’을 출시하며 단숨에 소주시장 6위에서 2위로 올라서더니 지난해엔 점유율 10%를 돌파했기 때문. 같은 기간 진로 점유율은 다소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진로는 올 여름 참이슬 후레쉬 섬머로 반격을 노리고 있다. 두산도 처음처럼의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처음처럼 쿨로 대응에 나섰다.
양사의 질긴 악연은 1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2년 진로가 진로쿠어스를 설립해 두산 오비맥주에 도전장을 던졌고 이듬해엔 두산이 ‘경월소주’를 인수하면서 소주시장에 뛰어들었다. 양주시장에서는 진로 ‘임페리얼’과 두산 ‘패스포트’가 격돌했다. 이후에도 두산과 진로는 소주시장에서 첨가물 논쟁, 설탕·소금 논쟁, 알카리환원수 논쟁, 순한 소주 경쟁 등 끊임없이 부딪쳐왔다. 심지어 광고에서 공개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한 적도 있다. 영업 현장에선 사원들끼리 다투는 장면이 심심찮게 목격됐고 심지어 법정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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