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 대신 사촌동생 ‘콕’?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
허용수 부사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5남인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남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허 창업주의 3남인 고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허 부사장은 허 회장의 사촌동생이 된다. 허 부사장은 GS그룹의 소그룹 격인 승산에서 대표이사까지 지낸 후 지난 2006년 GS에 입사해 사업지원팀장을 지냈다. 지난해 12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GS그룹의 에너지 지주회사인 GS에너지 종합기획실장 겸 GS플라텍 대표이사를 맡았다.
올해 1월 1일 GS에너지로 정식 발령이 난 허 부사장은 회사를 옮긴 지 3개월 만인 지난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GS에너지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GS에너지는 GS그룹이 자원개발과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지난해 1월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한 회사로, GS칼텍스, GS파워 등 11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의 에너지전문 사업지주회사다. 허 부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 강화 움직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일요신문 DB
이와 관련해 재계에서는 허 부사장이 그룹의 새로운 실세로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 놓고 있다. 분가 전 LG그룹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애초 허씨와 구씨 일가가 사업을 시작할 때 허씨 측은 자금을 대는 투자자의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구씨 쪽보다 더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다”며 “허창수 회장의 양해 없이 허 부사장이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GS그룹 4세들의 경우 허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상무를 비롯해 아직 나이가 어린 데다, 허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에 참여 중인 동생이 4명이나 있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4세로의 경영 승계 전 과도기 형태로써, LS그룹처럼 사촌에게 그룹 경영을 물려주는 시나리오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GS 관계자는 “이미 회사를 떠나 계열사로 가신 임원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