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약 정보는 연예계 오빠들이 젤 빨라”
“그건 불법이 아니라던데요.”
신종 마약의 실태에 대한 유흥업소 관계자를 찾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알아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들이 많았을 터이고 실제 마약의 폐해가 예상보다 유흥업계에서 심각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른다. 어렵게 요즘 유행한다는 허브마약에 대해 아는 유흥업소 관계자들을 찾았지만 그는 허브마약은 불법이 아니라며 생각 외로 당당하게 반응했다.
한 유흥업소 영업사장은 “누가 이런 데 와서 약을 합니까? 애들(접대여성)도 그런 거 해가며 자기관리 못하면 이 바닥에서 일 못 합니다”라고 단호히 얘기했다. 요즘 유흥업소는 마약과 거리가 먼 곳이라는 게 이 영업사장의 설명이었다.
문제는 유흥업소 이외의 장소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소위 ‘텐프로’를 비롯해 고급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 중엔 클럽을 자주 찾는 이들이 많다. 일주일 중 며칠은 텐프로 등에서 일하며 큰돈을 벌고 다른 날은 클럽 등을 찾아 여가생활(?)을 보낸다고. 이들이 마약에 노출되는 경우 역시 일하는 업소보다는 클럽이 더 많다고 한다.
“그게 한번 빠져들면 계속 찾게 된다는 게 가장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런 데서 일하는 애들은 마음만 먹으면 약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같이 클럽 다니다 알게 된 애들에게 약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다 걸리면 약 한 거에 유통까지 했다고 더 큰 죄를 받게 되죠.”
삼성동 소재의 한 유흥업소 새끼마담의 이야기다. 그는 클럽에 자주 가는 남자 연예인 몇몇은 심각한 마약 중독이라고 얘기한다. 선망의 대상인 연예인과 어울리다 권유를 받아 약을 접하는 여성들도 많다고 지적한다.
“연예인들은 주위에서 지켜주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소속사 관계자가 아닐지라도 친분 맺은 조폭부터 유흥업계 관계자들까지 그들을 지켜주려 애를 쓰죠. 그래서 적발되는 경우도 적어요. 또 잘 안 걸리는 약을 남보다 먼저 구할 수 있고, 걸려도 피해가는 방법도 많이 알죠.”
연예인은 마약을 할지라도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노하우가 있고 지켜주는 이들이 있다는 얘긴 또 다른 곳에서도 접할 수 있었다. 요즘 유행하는 허브마약을 불법이 아니라고 당당히 말했던 앞서의 접대 여성이 바로 그다.
“새로운 것에 대한 정보는 연예계 오빠들이 제일 빨라요. 뭔가 새로운 약이 들어오면 그걸 하다가, 문제가 생길 거 같으면 또 새로운 것으로 가거든요.”
이 접대 여성이 말하는 새로운 것이 바로 요즘 유행하는 신종 허브마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 허브마약 등의 이름으로 불법 유통되는 신종 흥분물질로는 메치오프로파민을 비롯해 PMMA, AM-1248 등이다. 그런데 메치오프로파민 등 신종 흥분물질 가운데 상당수가 아직 국내에서 마약으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들이다. 이런 까닭에 투약해도 불법이 아니라는 얘기가 버젓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 접대 여성은 이런 신종 마약이 마약류로 지정돼 대대적인 수사가 진행될 즈음 연예인들은 다른 신종 마약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뒤늦게 접한 연예인 몇 명이 마약 투약으로 매스컴을 타게 되는 것이라는 것. 신종 흥분물질이 아직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이유는 투약해도 되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 얼마나 인체에 치명적인지 검증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의 수사망을 피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인체에는 더 위험한 마약류일 수도 있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