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2일 KBS 국감에 증인으로 나온 정연주 사장. 이종현 기자 | ||
9월27일 이후 KBS 게시판에 올라온 네티즌 의견은 대부분 ‘송두율씨의 과거 친북 행적을 확인치도 않고 미화시킨 KBS는 즉각 국민에게 사죄하고 정연주 사장은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등의 내용이다. 한 네티즌은 정 사장에 대해 ‘송두율 좋아하면 혼자 좋아할 것이지 국민의 시청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 모든 국민이 KBS 뜻과 일치하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라 비난했다. ‘요즘 KBS 방송을 보노라면 북한 방송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란 글을 올린 네티즌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정 사장에 대해 ‘김일성 사후 김정일 손 붙잡고 눈물을 흘리고 국정원 조사가 완료된 시점까지 간첩 자백을 부인하다 결정적 증거들에 의해 마지못해 시인한 파렴치한 간첩을 미화하고 나선…’이라고 비난했다. ‘같이 붙어서 부화뇌동한 쓰레기들하고 같이 월북하라’‘송두율 두둔하는 정연주는 노동당 서열 몇 위냐. 22위냐. 24위냐’같은 원색적인 비난도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KBS의 한 아침드라마 내용을 거론하며 ‘아침드라마 주인공 이름이 정일이가 뭔가. 빨갱이 아닌가’란 의견을 올리기도 했다.
‘정연주씨는 전두환씨를 비웃을 자격이 없음’이란 제목의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정연주씨 당신 전두환 대통령을 막 대하시는데…. 전두환 대통령 집권 당시 당신처럼 입만 살아있는 운동권들 깨끗이 청소했다면 지금 우리가 1만달러의 문턱에서 허우적대고 있지는 않았을 텐데’ 같은 말도 쏟아냈다.
그러나 송씨와 정 사장을 비난하는 글들만 올라와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네티즌은 ‘송두율 교수는 북한에서도 못 믿을 사람이라고 낙인 찍혔는데 한마디로 북한에서도 의심의 눈으로 본 사람 잡고 늘어지기보다 냉전시대가 낳은 부산물이라고 생각해야지요’란 글을 올렸다. ‘어떤 책에 보니 국민들이 절망할 때 보수적 기득권자들이 더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되어 있더군요 ’‘KBS의 송두율 교수 특집 방송이 통일의 한 길에서 큰 지표로 남게 될 것’ 같은 의견도 보인다. ‘지금은 어지러운 흙탕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역사의 정당성이 후대에 결국은 꼭 밝혀지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라는 네티즌도 있었으며 ‘송 교수 파문이 우리 사회에서 개혁과 좌익을 구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 먼 훗날 KBS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란 글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게시판의 이런 논란을 두고 “우리 사회가 다시 냉전시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라며 “이제 모두가 한 발쯤 뒤로 물러나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실’에 접근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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