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그물망 걸린 학교 더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음.
고교 축구부의 입시비리 사건 조사가 들어간 지 2개월이 지났다. 취재 결과 박 감독과 A 감독 이외에도 고교 축구부 전 감독 한 명이 더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A 감독 조사과정에서 강원 동해시의 한 고교 축구부 C 전 감독의 배임수재 혐의를 파악하고, C 전 감독을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또한 K 고교의 박 감독은 구속 수감 상태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박 감독은 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000만 원이 구형돼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울산의 한 대학 축구부 A 감독은 검찰 수사를 받고 풀려나 다시 축구부의 감독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A 감독은 입시비리 관련 배임증재 혐의를 모두 벗은 것인가.
A 감독이 축구팀 사령탑으로 있는 대학의 한 관계자는 모든 혐의를 벗었기 때문에 다시 감독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 관계자는 “A 감독이 지난 5월 검찰에 구속돼 2차례나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풀려났다. 그건 그에게 혐의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박 감독이 선수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원하는 대학에 넣어줄 테니 돈을 달라’고 말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학 이름이 언급되면서 소문이 확대돼 A 감독도 사건에 연루된 것 같다”며 “A 감독은 다시 지휘봉을 잡고 대학리그 준비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했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아직 수사가 종결된 게 아니며 A 감독이 혐의를 모두 벗은 건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 법원에 A 감독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그래서 A 감독은 풀려나 다시 감독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 A 감독을 수사 중이다. 박 감독에게 돈을 건넨 배임증재 혐의뿐만 아니라 다른 고교 축구팀 감독에게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정황을 포착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A 감독은 어떤 입장일까. A 감독은 혐의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고교 감독들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건넨 적도 받은 적도 없다. 돈을 준 것이라고는 공식적인 경로로 건넨 고교 축구부 육성지원금이 전부다. 이 돈이 불법이었다면 대학에서 회계처리를 해줬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아직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 조사 결론이 난 이후를 지켜보자”고 하소연했다.
한편 검찰에서는 추가적인 단서나 제보가 발견될 경우 학원 스포츠 입시 비리 수사를 확대해 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박 감독과 A 감독을 수사하다보니 많은 고등학교와 대학교 축구부가 연결돼 있더라. 몇몇 학교는 혐의가 확인된 곳도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 3월 서울 지역 대학 야구부 전 감독 7명이 입시비리 혐의로 무더기 구속된 데 이어, 검찰이 다시 한 번 대학교와 고교 축구부를 향해 칼날을 겨누면서 학원 스포츠계는 또다시 입시 비리 공포에 떨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K 고교 축구부 찾아보니…
빈 사령탑…선수들 더 똘똘
지난 2002년 창단해 몇 년 전부터 고교 무대를 평정하며 신흥 명문 축구팀으로 성장한 경기도의 K 고교 축구부. 창단 때부터 팀의 사령탑을 맡았던 박 아무개 감독이 선수 학부모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자 선수들은 물론 다른 학부모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7일 K 고교를 찾았을 때 축구부는 당시의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K 고교의 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구속되고 처음에는 ‘뛰어난 선수들을 다른 고교 팀에서 빼가려한다’, ‘축구부 해체설’ 등의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현재는 코치들을 중심으로 팀이 재정비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K 고교 축구부는 현재 코치가 감독 대행직을 맡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 축구부는 시 체육회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시 체육회에서는 박 감독이 구속되자마자 일단 박 감독을 감독직에서 해임했다. 그러나 학교나 시 체육회 측에서도 ‘일단은 법원의 최종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의견이 나와 신임 감독을 선임하지 않고 감독직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선수들도 박 감독이 없을 때 더 똘똘 뭉쳐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 박 감독 구속 이후 한 번도 대회에 나가 진 적이 없다”고 전했다.
K 고교 축구부의 선수들과 코치들도 평소 박 감독의 인품이라면 분명 혐의를 벗고 나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박 감독의 혐의가 확인됐다고 자신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감독에 대해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마쳤다”며 “본인도 돈을 받았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감독은 1심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에 추징금 8000만 원 구형을 받았다. 선고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빈 사령탑…선수들 더 똘똘
지난 2002년 창단해 몇 년 전부터 고교 무대를 평정하며 신흥 명문 축구팀으로 성장한 경기도의 K 고교 축구부. 창단 때부터 팀의 사령탑을 맡았던 박 아무개 감독이 선수 학부모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자 선수들은 물론 다른 학부모들도 큰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7일 K 고교를 찾았을 때 축구부는 당시의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K 고교의 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구속되고 처음에는 ‘뛰어난 선수들을 다른 고교 팀에서 빼가려한다’, ‘축구부 해체설’ 등의 루머가 돌았다. 그러나 현재는 코치들을 중심으로 팀이 재정비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K 고교 축구부는 현재 코치가 감독 대행직을 맡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교 축구부는 시 체육회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시 체육회에서는 박 감독이 구속되자마자 일단 박 감독을 감독직에서 해임했다. 그러나 학교나 시 체육회 측에서도 ‘일단은 법원의 최종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보자’고 의견이 나와 신임 감독을 선임하지 않고 감독직을 공석으로 두고 있다. 선수들도 박 감독이 없을 때 더 똘똘 뭉쳐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 박 감독 구속 이후 한 번도 대회에 나가 진 적이 없다”고 전했다.
K 고교 축구부의 선수들과 코치들도 평소 박 감독의 인품이라면 분명 혐의를 벗고 나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검찰에서는 박 감독의 혐의가 확인됐다고 자신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박 감독에 대해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을 마쳤다”며 “본인도 돈을 받았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감독은 1심 재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2년에 추징금 8000만 원 구형을 받았다. 선고는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