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분장실·클럽 등 인기
[일요신문] 시디와 러버들의 성적취향을 한껏 고려한 ‘맞춤형 사업’들이 인기다. 그들을 위한 전용공간도 속속 생겨나고 있는데 마음 편히 길거리를 돌아다니지 못하는 시디와 러버들을 위한 카페나 클럽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암암리에 운영되고 있다. 수도 적을뿐더러 간판도 없고 별다른 홍보도 하지 않지만 입소문만으로도 상당수의 단골들이 존재한다. 시디들을 위해 메이크업 도구와 가발, 의상도 완벽히 갖추고 있어 가끔 일반인들도 호기심에 찾을 정도다.
여장남자 등에 구애하는 한 러버의 게시글.
러버들도 시디만큼이나 전용공간을 애용한다. 아무래도 인터넷보다는 한 단계 발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러버를 위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최 아무개 씨(30대)도 주기적으로 전용클럽을 찾는다. 최 씨는 “온라인은 풍요 속의 빈곤이다. 활동하는 시디는 많으나 현실로 끌어내기가 어렵다. 내 취향에 맞는지 확신도 안 선다. 하지만 전용공간에서는 직접 얼굴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풀업시디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은 가끔 성매매 등으로 협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선 그럴 위험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시디 전문’ 분장실과 사진사, 의상실까지 생겨났다. 이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시디이거나 그런 경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찾아오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파악해낸다고 한다. 분장실에서는 일상생활용에서부터 화보촬영용 메이크업까지 다양한 화장을 받아볼 수 있으며 초보 시디를 위한 강좌도 열린다.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예쁜 것’보다는 ‘여성스러움’에 맞춘 메이크업이 인기라고 하는데 일주일에 30만~100만 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시디들을 위한 사진사들도 준비돼 있는데 보통 2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하루 종일 동행하며 촬영을 해준다. 약간의 추가금을 지급하면 사진사도 풀업을 한 상태에서 동행하기도 한다.
지방에서 의상실과 분장실을 겸해 운영하고 있는 김은하 씨(가명)는 “메이크업을 받는 손님들은 거의 매일 있으며 야외촬영은 한 달에 2~3차례 나간다”며 “가끔 러버와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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