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서청원 남다른 인연

어제의 동지들 ‘맞짱’ 뜰 뻔

[일요신문]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10월 재·보선에 불출마함에 따라 ‘서청원-손학규’ 화성갑 빅 매치는 결국 불발됐다. 그런데 정가에서는 둘의 오래된 인연이 새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손 고문과 서청원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 밑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정치 동지’다. 손 고문이 1993년 김 전 대통령 권유로 당시 민자당에 입당할 때 서 전 대표는 정무1장관을 맡고 있었다. 서 전 대표는 10월 2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손 고문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을 모셨던 민주계의 절친한 선후배 사이”라고 말했다.

둘은 민자당과 한나라당 시절 가깝게 지냈고, 손 고문이 2007년 탈당한 후에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서 전 대표는 손 고문이 2002년 경기지사에 당선될 때 당 대표로 적극적인 도움을 줬다. 또 손 고문은 2007년 초 한나라당 대선경선을 앞두고 서 전 대표에게 ‘캠프 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고사하고 박근혜 캠프에 몸담았던 서 전 대표였지만 손 고문 캠프에 적잖은 도움을 줬다는 후문이다.

손 고문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정치권 일각에서 ‘서청원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남다른 인연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이에 대해 손 고문의 한 오랜 측근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몇 년 전부터 서 전 대표와는 가끔 안부만 묻는 사이일 뿐이다. 또 서 전 대표와 가깝게 지내고 있다 하더라도 손 고문은 정치적 판단을 할 때 그런 사적인 친분에 얽매이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동진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