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이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자살한 동양증권 직원의 유서를 읽어주자 침통한 표정으로 눈을 훔치고 있다.
동양증권 직원 협의회는 이날 '정진석 사장 퇴진 결의문'을 통해 “현재의 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 사장의 배임 행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며 “더 이상 그에게 고객과 회사를 맡길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러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직원협의회는 “정 사장은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장 재임 시절 현재현 회장과의 교감을 통해 동양증권을 통한 채권, 기업어음(CP)의 발행 물량을 4년 만에 각각 205%, 147%로 급증시켜 현재의 동양사태를 초래한 실질적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사장은 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보이기보다는 모르쇠로 일관해 직원들의 배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최전선에 있는 직원들의 고통을 남의 일처럼 여기고 직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정 사장 체제에서의 동양증권 정상화는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 사장을 퇴진시키고 강력한 내부단결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새 리더십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 직원협의회의 주장이다.
이들은 “정 사장이 아직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 있다면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퇴임해야 한다”며 “그것이 당신이 말하는 고객과 직원과 회사를 살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양증권 임직원은 이날 정 사장의 퇴진을 위한 연판장도 작성, 정 사장이 퇴임하지 않을 경우 해당 연판장을 모아 이사회에 전달해 사장 해임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