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고려대 4학년 주현우(27) 씨가 게재한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각 학교로 일파만파 확산되자 일부 일베 회원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주 씨는 대자보를 통해 국가기관 선거개입 의혹을 비롯해 철도파업, 밀양송전탑 등 정치 사회적 이슈를 거론하며 이들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서울대, 연대, 서강대 뿐 아니라 UC 버클리 등 외국대학에도 응답자보가 나붙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이에 호응하는 대학생 2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서울역 철도노조 촛불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이런 와중에 14일 오후 7시32분께 일베에는 '고려대 철도파업 대자보 찢어버렸다'는 제목의 글이 인증샷과 함께 올라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일베 회원은 자보를 훼손한 뒤 “빨갱이들이 학교망신 시키는 꼴 보기 싫어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보 훼손 사건이 SNS에서 논란이 되자 작성자는 15일 오전 4시께 고대 커뮤니티 '고파스'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사과글에서 “본인의 생각과 다른 대자보를 보게 돼 반으로 찢었다”며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서강대와 건국대 등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날 오전 4시께 일베에는 '서강대 대자보 민주화 시키고 왔다'는 제목의 글이 자보를 찢은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건국대에서도 일베 회원에 의해 훼손된 자보가 발견됐다.
한편 지난 12일 개설된 페이스북 '안녕들하십니까' 페이지에는 각 학교에 붙은 '응답 자보'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이 페이지의 '좋아요' 숫자는 15일 오후 7시 기준으로 17만여 건에 달하는 등 대학생들 사이에서 대형 이슈로 확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