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과 만화계협단체장, 지역주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역 인근 소공원에서 만화문화공간 ‘재미랑’의 개관식과 만화의 거리 ‘재미로’의 제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관식을 갖는 만화문화공간 ‘재미랑’은 중구 퇴계로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3층, 130평 규모로 전시공간, 판매장, 만화다락방, 전문만화 자료실 등으로 구성됐다. 건물외관은 만화의 각 장면을 구분하는 ‘칸’과 만화의 한글 초성 ‘ㅁ’ ‘ㅎ’ ‘사람’을 형상화했다.
‘재미랑’에서는 첫 개관을 기념해 내년 4월까지 ‘만화네 집들이’라는 주제로 기획전을 갖는다. 만화가의 삶을 모티브로 ‘만화’라는 아이가 성장해 가족을 이루고 집들이를 하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작가 9명의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작품을 통해 선보인다.
제막식을 갖는 만화의 거리 ‘재미로’는 만화를 매개로 시민과 관광객이 서울과 소통하는 길로 꾸며졌다. 작가 70여명의 작품으로 ‘상상공원’(명동역 3번 출구 앞)→‘만화삼거리’(퍼시픽호텔 앞)→‘사연우체국’(공영주차장)→‘재미운동장’(편의점 주차장)→‘만화언덕’(남산옹벽) 등 5곳에 만화문화정류장을 설치했다.
재미로의 시작점인 ‘상상공원’은 대표 한류 콘텐츠인 드라마 ‘궁’과 원작만화의 이미지를 활용해 시민들과 관광객이 쉬어갈 수 있는 대형 쉼터로 조성됐다.
‘만화삼거리’는 대형 호텔 벽면에 한국만화의 라이벌 이현세와 허영만의 대결구도로 두 작가의 만화를 소개한다. ‘그대를 사랑합니다’(강풀), ‘마음의 소리’(조석), ‘위대한 캣츠비’(강도하) 등 다음, 네이버 웹툰의 추천작 총 12편도 전시된다.
‘사연우체국’은 시민의 사연을 기고 받아 만화가가 직접 그려, 벽면에 게시한 곳이다. 첫 번째 사연으로 만화의 거리 내 레스토랑 두부 사장의 ‘내 인생의 꿈’ 사연을 신문수 화백이 만화로 창작했다.
‘재미운동장’은 ‘달려라 하니’의 한 장면이 고스란히 연출됐고, ‘만화언덕’은 이현세, 허영만, 황미나 등 40명의 대표 작가들이 기부한 작품 속 캐릭터들이 대거 전시됐다.
시는 만화의 다양한 소재 발굴을 위한 자료를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개발에 대한 만화가들의 수요를 반영해 전문가 초청강연, 컨설팅, 비즈매칭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만화의 거리를 활성화하기 위해 만화 관련 물품을 판매․공유할 수 있는 ‘만화아트마켓’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만화가 가지고 있는 무한 상상력이 서울의 랜드마크 자연공간인 남산, 관광명소인 명동과 만나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며 “지역주민과 상권, 만화계가 협력하는 거버넌스형 사업추진을 통해 향후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