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러브콜 받는 오거돈의 거취는?

‘입당’입니까 ‘연합’입니까

[일요신문] 6·4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다투는 오거돈 전 장관의 거취에 대해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오 전 장관은 무소속 시민후보로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과 합심해 야권 연대를 이루고, 나아가 새누리당 지지층까지 흡수하는 ‘통 큰 연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지방선거를 치른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판단과 함께 3당 관계자들까지 오 전 장관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그의 입당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 최준필 기자

최근까지 민주당 측에서는 오 전 장관과의 단일화에 대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김영춘 전 의원은 지난 1월 27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 전 장관이 후보로 나오면 단일화를 해 볼 수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오 전 장관이 새누리당 지지층을 흡수하려고 하는 모습과,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열린우리당이 인기가 없는 당”이라고 언급하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민주당 측은 “과거를 부정하는 것이냐”, “정체성이 무엇이냐”라며 오 전 장관을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공세에 오 전 장관 측은 ‘오해’라며 야권 연대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 전 장관의 한 측근은 “민주당과 연대는 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민주당 지지도가 과거보다 더 떨어져서 민주당 이름으로 나가면 (선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민주당이 계속 공격적인 자세로 나온다면 차라리 민주당과 선을 긋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새누리당 영입설에 대해선 오 전 장관이 직접 “나를 흔들려는 것”이라며 “입당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으로 오 전 장관은 안철수 의원과 꾸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 전 장관을 영입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는 안 의원 측은 빠른 시일 내에 오 전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오 전 장관 측에 따르면 안 의원이 지난 18일 경주 리조트 참사로 경주를 방문했을 때 부산에 있는 오 전 장관과도 만나려 했으나 스케줄이 맞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안 의원 측은 영입을, 오 전 장관 측은 민주당과 함께 연합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 측에서는 오 전 장관 영입 실패시 김성식 공동위원장을 후보로 내보낼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 의원 측 입장에서 오 전 장관을 영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이 많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새누리당과 지지율이 막상막하인 오 전 장관을 새정치연합의 이름으로 앞세워 승리한다면 그 영향이 광주와 다른 지역까지 넘어갈 것”이라며 “그만큼 부산과 오거돈은 안 의원에게 승리의 열쇠”라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은 다른 당에 대한 입당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안 의원 측과 민주당 모두가 연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의 오 전 장관 측근은 “오 전 장관은 야권연대를 위해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모두가 연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무소속으로 출마선언을 하지만 이후에 계속해서 안 의원 측과 교류가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다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