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6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태어난 시라소니는 일본 강점기 당시 일본인 폭력배 40여명과 홀로 싸워 이긴 것으로 유명하다. 박치기 실력으로 유명했지만 김두한이나 이정재처럼 조직생활을 좋아하지 않아 그리 이름이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해방 이후 서북청년단에서 활동지만 동대문의 이정재 사단에 의해 집단 린치를 당한 후 목회의 길을 건다. 1983년 1월 만 66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대중들에게 시라소니라는 이미지가 각인된 것은 지난 2002년 SBS 드라마 <야인시대>다. 이 드라마에선 조상구가 시라소니 역할을 맡았다. 강인한 눈빛 연기가 돋보인 조상구는 조직 생활을 싫어하던 협객 시라소니의 모습을 제대로 표현해 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사진 제공 : KBS, SBS
드라마 <야인시대>는 김두한이 주인공으로 이정재 등 당시 거대 조직을 이끌던 주먹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면서 시라소니는 조연이었다. 따라서 개성파 조연 배우인 조상구가 적절히 투입돼 시라소니라는 이름을 시청자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켰다. 지금까지도 ‘시라소니’ 하면 조상구의 얼굴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반면 드라마 <감격시대>는 시라소니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이에 걸맞게 그 역할도 주연급 배우인 김현중이 맡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김현중은 대표적인 꽃미남 배우라는 점. 개성파 조연 조상구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거친 시라소니의 이미지를 꽃미남 배우 김현중이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물론 김현중은 시라소니라는 캐릭터 본연의 성향에 맞춰 거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지만 조상구의 거침과 꽃미남 김현중의 거침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지금까지의 연기만 놓고 비교할 때 기존 시라소니 조상구의 강점은 능숙한 북한 사투리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전반적인 대사처리 능력 등은 조상구의 내공이 더 돋보인다는 평이다.
반면 시라소니를 표현하는 데 절대적인 요소인 액션 연기는 김현중이 앞서 있다. 아무래도 젊은 나이인 데다 평소에도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아온 만큼 김현중은 수려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