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취형→혼합형→기업형
1세대 조폭과 비교해 3세대 조폭을 표현할 때 유행처럼 나오는 말이다. 그만큼 조폭의 이미지가 스마트하게 변해간다는 것. 조폭 계보는 주류 도매상을 운영하며 유흥업소를 갈취했던 ‘1세대 갈취형’에서 도시 재개발 등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던 ‘2세대 혼합형’, 유흥업, 사금융 등 합법적인 사업을 내세우고 실제로는 마약, 도박, 매춘 등으로 이득을 챙기는 ‘3세대 기업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조직이 운영되는 방식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조직간 칼부림 등 대치가 심했던 1세대 조폭과 달리 전쟁이나 폭력을 자제하는 게 3세대 조폭이 특징이다. 평소 느슨한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다가 필요할 때만 조직원들을 동원하고, 애경사 모임이나 친목모임 등에 참석해 직간접적으로 조폭임을 드러내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전해진다. ‘의리’보다는 ‘이권’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형태도 최근 조폭의 특성이다.
조폭이 운영하고 있는 업소 현황도 관심의 대상이다. 검찰이 분석한 ‘조폭 관련 383개 업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유흥업소 173개(45.2%) △일반음식점 62개(16.2%) △건설·제조·부동산 관련 55개소(14.4%) △공산품 및 농·수산물 유통 34개(8.6%) △놀이시설 및 서비스업 33개소(8.9%) 등으로 집계됐다.
조폭이 관여하고 있는 지하경제 규모도 △불법사행산업(95조 6000억 원) △사금융(16조 5000억 원) △성매매(6조 6000억 원) △가짜석유(3조 2000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러한 기업형 조폭이 늘어난 반면 최근 등장한 ‘생계형 조폭’도 눈길을 끌고 있다. 활동무대가 점점 줄어든 탓에 강도나 절도로 생계를 유지하는 조폭도 있다는 것. 지난 2월 24일 군산의 한 폭력조직 대원 2명은 지난 5일부터 3주가량 전주와 익산, 군산 지역의 중소형 마트를 돌며 1300만 원의 금품을 훔쳐 달아나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들은 담배를 구입할 돈마저 아끼기 위해 100여 갑의 담배를 훔치고 과자 같은 먹을거리도 훔치는 등 전형적인 ‘좀도둑’의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들의 범죄가 이제는 강력범죄를 넘어 생계형 범죄까지 이어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