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5명 생존 그때 그 아이들 어디 갔니~
# 생존자
먼저 홍명보호의 출범 무대였던 2009년 9월 10일 발표된 U-20 월드컵 최종 엔트리와 최근 그리스 원정 참가 명단을 비교해봤다. 5년이란 세월이 훌쩍 흘러간 지금, 정확히 5명이 살아남았다. 스트라이커는 전멸했고 나머지 포지션에서 1~2명씩 생존했다.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를 비롯해 수비수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미드필더 김보경(카디프시티)-구자철(마인츠05) 등이 영광의 주인공이었다. 특히 홍정호-김영권으로 이뤄진 중앙수비 라인업은 큰 이변이 없는 한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도 짝을 이룰 콤비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다만 추이는 가늠할 수 없다. 홍정호는 여전히 많은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수비진은 실전 감각이 절대적이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야 하고, 꾸준히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홍정호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독일 분데스리가로 옮긴 이후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앙 수비는 한 번 정해지면 어지간해선 잘 바뀌지 않기에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변동이 가능한 포지션이 또 있다. 바로 골키퍼다. 김승규와 함께 나선 이범영(부산 아이파크)의 월드컵 출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비록 그리스 원정에는 불참했지만 이미 월드컵 예비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린 분위기다. 홍 감독도 “골키퍼는 예비 엔트리에 4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정성룡(수원 삼성)-김승규-이범영 등 3명이 최종 명단에 오를 전망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으로 기준을 삼으면 몇몇 선수들이 생존율은 좀 더 높아진다. U-20 월드컵에 없었던 몇몇이 얼굴을 비친다.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박주영(왓포드) 등 공격수가 추가됐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 잊힌 그들
그리스전서 추가골을 넣은 손흥민.
윤석영은 대표팀에서 아예 존재감이 사라졌다. 프리미어리그 풀럼이라는 아주 특별한 선택권도 주어졌지만 트라이얼(입단 테스트)조차 없이 러브 콜을 던진 QPR로 향했다. 당시에는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었으나 윤석영은 이제 당시의 선택이 잘못됐음을 깨닫게 됐다. 답답하고 아찔한 QPR에서의 상황을 타개하고자 긴급 임대를 택해 돈캐스터 로버스로 향하기도 했지만 역시 실전 기회는 없었다.
그러는 동안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와 박주호(마인츠05)가 왼쪽 풀백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형국이 됐고, 윤석영은 3번째 옵션 이하로 떨어졌다. 현 시점에서는 김진수와 박주호 가운데 누군가 부상 등 정말 피치 못할 사유로 대표팀에서 낙마하지 않는 한 윤석영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여기에 홍 감독이 각별히 신뢰했던 왼쪽 측면 공격수 김민우(사간도스), 스트라이커 김동섭(성남FC) 등도 아주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 둘은 대표팀 홍명보호의 출범 이후 몇 차례 A매치에 나서기도 했는데, 100% 만족감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김민우는 올해 초 브라질과 미국으로 이어진 대표팀 동계 강화훈련 때도 이름을 올렸지만 생존하기까지의 점수가 미치지 않았다. 현 대표팀에서 왼 측면 포워드로는 유럽 무대의 코리안 가운데 가장 핫(Hot)한 손흥민(바이엘 레버쿠젠)이 있고, 김보경 역시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을 오가면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전방 공격수로는 김신욱(울산 현대)이 버티고 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