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그가 탈북한 까닭은…“어머니 지병 고치고 싶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가려 씨, 유우성 씨, 모친, 부친.
유 씨는 지난 13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단란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고이 간직해두었던 가족사진 몇 장을 건넸다.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유 씨의 단란했던 가족사가 흑백의 찰나에 고이 담겨 있었다.
유 씨는 검은 양복을 입고 듬직한 자세로 가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가리키며 조용히 미소를 머금었다. 이후 그는 “구정 전 오랜만에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다. 내가 탈북하기 전 마지막 한 자리에 모인 명절이다. 당시 어머니께서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셨다”라며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갔다.
유가려 씨(왼쪽)와 유우성 씨의 어린 시절.
사랑했던 어머니의 생일에 찍은 가족사진도 유 씨에게 소중한 보물이다. 그는 “철없는 중학교 1학년 무렵 어머니의 음력 생일을 맞아 온 식구가 단란하게 모였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행복했던 시절...어머니가 그립다”고 말했다.
유 씨와 가장 사진을 많이 찍은 가족은 바로 유 씨의 여동생 가려 씨다. 코흘리개 어린 시절부터 어엿한 처녀가 될 때까지 항상 오빠인 유 씨 옆에 있었다. 유 씨는 “설마다 동생을 데리고 사진을 찍었다. 동생은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또 한국 남자 배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소녀였다”며 “내성적이었던 동생은 나를 잘 따랐고, 서로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이 각별했다. 그런데 국정원이 그런 가족 간의 마음을 철저히 이용했다”며 가슴을 쳤다.
김포그니 기자 patronu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