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뻘에 충성맹세’ 그것은… 김정은의 정치적 노림수
[일요신문] 북한의 이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선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최부일, 마원춘, 조연준 등 김정은의 친위세력이 대거 등장했다. 그런데 이번 대의원 선거에서 신진세력만큼이나 주목받은 이가 있다. 바로 원수 리을설이다.
리을설은 1921년생으로 올해 우리나이로 94세다. 1967년 4기 대의원에 선출된 것을 시작으로 6기를 제외하고 올해 13기까지 내리 9선에 성공했다. 비록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의 12선에는 못 미치지만, 유일무이한 1세대 빨치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내외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의원 명단에 포함된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역시 빨치산 계열로 분류되지만 그는 2세대에 해당한다.
리을설은 이미 한국전쟁 당시 1950년 참모장을 거쳤으며 1972년 상장 진급과 함께 영웅칭호까지 받은 군부 핵심 출신이다. 원수에 오른 것은 1995년의 일. 선대 김일성부터 김정은 시대까지, ‘김씨왕조’에겐 3대를 받든 충신인 셈이다.
한 고위급 탈북자는 “리을설은 이미 은퇴한 군인이나 다름없다. 이번 13기 대의원에 포함됐다는 것은 결국 김정은의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미 리을설은 지난 2012년 손자뻘도 더 되는 김정은에 대한 공개적 충성 선언으로 충격을 준 바 있다. 리을설의 대의원 선출은 빨치산 1세대이자 적통인 그의 배경을 자신의 권력에 대한 정당성 확보에 이용하려는 김정은의 정치적 노림수”라고 진단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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