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그게 뭐예요?
미 콜로라도주 앵글우드의 아트 디렉터인 수잔느 헤인츠는 매일 저녁 일을 마치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따뜻한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에게는 다정한 남편 ‘천시’와 귀여운 딸 ‘메리 마가렛’이 있다. 남편은 절대 화를 내는 법이 없고, 딸은 칭얼대면서 보채는 일이 없다. 그야말로 완벽한 가족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상한 점도 있다. 남편은 사랑한다는 말은커녕 애정표현을 전혀 하지 않고, 딸은 세월이 흘러도 나이를 먹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헤인츠의 가족들이 모두 ‘마네킹’이기 때문이다.
14년 동안 마네킹 가족과 살고 있는 헤인츠는 싱글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독특한 경우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미쳤다거나 정신이 나가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지극히 정상이며, 마네킹 가족과 생활하는 것을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는 예술가일 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마네킹 가족들과 함께 세계여행을 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그녀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웃는다. 조만간 정식으로 결혼식도 올릴 예정인 그녀는 하객들을 초대해서 근사한 파티를 열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단, 하객들 절반은 마네킹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신랑이 마네킹이니 신랑 측 하객들 역시 모두 마네킹들이기 때문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