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100년 전 GPS였다고?
이 화살표 과거 아날로그 시대의 산 역사다. 1920년대 우편물 수송기 조종사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이른바 ‘아날로그식 GPS 장치’였던 것. 지난 1920년 항공우편 수송 업무가 처음 시작되자 조종사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동서 방향을 잡는 데 있었다. 특히 중서부 내륙 상공에서는 걸핏하면 태평양과 대서양 해안의 방향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 일쑤였다.
처음에는 지형지물에 의존해서 비행을 했지만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는 등 기상 상태가 나쁠 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바로 거대한 콘크리트로 화살표 표지석이었다. 밝은 노랑색으로 칠한 이 화살표는 16㎞간격으로 세워졌으며, 근처에 세워진 타워에서 비추는 조명에 의해 환하게 빛이 났다. 이렇게 설치된 화살표는 1만m 상공에서도 눈에 잘 띄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처음에는 오하이오에서 와이오밍 구간에 설치됐던 이 화살표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 구간에도 추가 설치됐으며, 모두 13개가 세워졌다.
하지만 이 화살표의 수명은 오래 가지 못했다. 얼마 안 가 레이더와 무선 기술 등이 개발되면서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된 것. 1940년대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버려진 이 화살표는 하지만 8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과거의 역사를 추억하는 지표로 남아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