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통의 게임 ‘씨’ 말고 ‘밭’도 보라
경주마의 혈통은 아비마뿐만 아니라 어미마도 중요하다. 영화 <각설탕> 스틸컷.
지난해 자마들의 수득상금 1위마는 플리에다. 대표자마인 인디밴드(부마:액톤파크)가 그랑프리 우승을 포함, 큰 대회에서 선전하면서 10억 1200만 원을 벌어들였다. 노던댄서 계열의 딕시랜드밴드의 자마다. 인디밴드 외에 한바다라는 자마가 활약했지만 3군에 그쳤고 현재는 번식용으로 전환됐다. 인디밴드의 부마인 액톤파크와의 사이엔 자마가 두 마리가 더 있었지만 한 마리는 폐사했고 2012년에 태어난 마필만 육성되고 있다.
2위 씨암말은 지금이순간(부마:인그란디어)의 모마로 유명한 솔마루다. 2013년 8억 5000만 원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솔마루는 무자지프의 자마로 현역시절 국1군까지 올랐던 마필이지만 자신은 그리 특출한 말은 아니었다. 지금이순간이 워낙 걸출한 활약을 해서 주목을 받았지만 다른 자마들도 비교적 고르게 활약을 했다. 감동의순간은 42전이나 뛰면서 2군까지 올라갔었고, 빛과바람도 2군에 진출한 뒤 승용마로 변신했다. 처음처럼(4군)과 뉴헤로인(5군) 등도 솔마루 자마다.
씨암말 3위는 7억 9000만 원을 번 스피디디디가 차지했다. 지난해 코리안오크스를 차지한 스피디퍼스트의 모마다. 미국에서 4세이상 챔피언을 지낸 빅토리갤럽의 자마다. 2011년 4월에 폐사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마를 구경할 수 없게 됐지만 걸출한 자마를 두 마리나 생산했다. 서울 국2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풍독주도 이 말의 자마다.
4위는 프로퍼건으로 자마들이 7억 3300만 원을 벌어들였다. 미스터프로스펙트 계열의 마필로 자신이나 부마인 프라스퍼 페이거도 현역시절엔 큰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조이럭키(부마:비카)라는 뛰어난 자마를 배출함으로써 최근 들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 3군에서 활약 중인 아라제일과 이번 달 초에 주행검사를 막 통과한 럭키시스터가 이 말의 자마다.
5위에는 약 6억 400만 원을 벌어들인 스틸골든이 올랐다. 지난해 도민일보배 2위와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을 차지했던 메이저킹(부마 피코센트럴)이 대표자마다. 3군까지 진출했었지만 승용마로 용도변경된 팔공도 이 말의 자마다. 현역으로는 5군에서 뛰고 있는 세명스틸 한 두가 더 있다. 그 밖에 4두가 더 있었지만 한 마리는 폐사했고, 한 두는 처음부터 승용으로 나갔고, 한 두는 4번의 실전경험 끝에 육용으로 팔려나갔다. 2007년생 한 마리만 용도미정으로 남아있는데, 이로 보아 고령의 스틸골든에게 더 이상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6위에 오른 씨암말은 제너럴즈패션이다. 2010년 11월에 폐사했지만 부경에서 활약 중인 시크릿위스퍼(부마:시오브시크리츠)가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둬 5억 4900만 원을 벌어들였다. 서울 4군의 파비우스가 또 다른 자마지만 15전 1승 2위1회가 말해주듯 특별한 능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7위는 프린세스라니크가 차지했다. 자마들의 총 수득상금은 5억 2200만 원이고, 94년 미국 스프린터 챔피언을 지낸 체로키런의 자마다. 미국 현지에서도 자마를 세 마리 배출했는데, 그 중 두 마리가 우승마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국내에선 부경의 2인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면서 호시탐탐 일인자 자리를 노리는 경부대로(부마:메니피)가 대표자마다. 지금은 폐사했지만 부경 1군에서 활약했던 머니헌터도 이 말의 자마다. 하위군에선 5군의 브이나인이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8위마는 퍼펙트스톰이다. 자마들이 4억 3500만 원을 벌어들였다. 디디미 딸이다. 현재 4두의 자마 중 한 마리(마명:대왕대비)는 주행검사를 앞두고 있고 세 마리가 경주마로 활약하고 있다. 대표마는 지난해 6월 스포츠조선배 우승 이후 1군까지 승군,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구만석(부마:비카)이다. 서울 3군의 대성지존과 부경 3군의 금포스카이도 자기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어 자마들 가장 안정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는 씨암말 중의 한 마리로 꼽히고 있다.
씨암말 9위는 스트레이트캐시다. 자마들이 3억 9400만 원을 벌어들였는데 안타깝게도 마령 10세인 지난해 3월 폐사했다. 지난해 KRA 컵 마일(GⅡ) 대회에서 우승한 스팅레이(부마:포리스트캠프)가 대표마이고 부경 1군의 라이징글로리(부마:메니피)도 이 말의 자마다. 나이스터치는 16전 동안 1승을 올리며 1개 군을 승군했지만 지금은 번식용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10위마는 자마들이 3억 9100만 원을 수득한 허니케익스다. 단거리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씨수말 헤네시의 자마다. 대표자마는 동아일보배, 농협중앙회장배를 석권한 천년동안(부마:액톤파크)이다. 2군까지 진출했던 번식용으로 전환한 최선돌파, 3군에서 승용마로 전환한 아톰 등이 천년동안의 형제마다. 현역으로는 국3군의 가람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김시용 프리랜서
잘나가는 외산마 씨암말은? 터프윈 낳은 매기메이즈소드 ‘톱’ 외산마들의 모마는 어떤 말이 좋은 자식들을 낳았을까. 지난 한해 자마들이 가장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씨암말은 매기메이즈소드였다. 자마인 터프윈이 4억 6000만 원을 벌어들이는 등 총 4억 8000만 원을 수득했다. 2위는 벌마의꿈을 배출한 외일드딕시갤(3억 8900만 원), 3위는 마리대물의 모마 토컨뷰티(3억 8200만 원)였다. 인디언블루의 자마 갬블러스패션이 4위(3억 4900만원), 천지불패의 모마 퍼펙션이 5위(3억 100만 원)를 차지했다. 중요한 것은 국내산 판도와는 달리 외국산 쪽은 올해엔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터프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한 하향세를 그리고 있어 올해는 활약이 여의치 않고 모계형제마들마저 특별히 눈에 띄는 말이 없다. 벌마의꿈 또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직 어린 말이라 재기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만 예전의 경주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연이어 참패를 당하고 있어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유일한 형제마인 깎쟁이는 퇴역했다. 이렇게 본다면 마리대물, 인디언블루, 천지불패 등의 대표자마가 건재한 씨암말들이 올해는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더 높다. [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