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한테 접대받는 기획사 전 사장 있더라”
유흥가에서는 텐프로 업소 단골인 전직 연예 기획사 사장 아무개 씨가 성매매 브로커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영화 <비스티 보이즈> 스틸컷.
패션업계 종사자나 활동을 중단한 여자 연예인이 성매매 브로커로 활동하는 경우를 지난번 ‘18금 연예통신’ 코너에서 다뤘다. 이들보다 훨씬 더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움직이는 이들은 아무래도 전직 연예관계자들이다. 이들 중엔 전직 매니저들이 많고, 전직 PD, 작가 등이 이런 불법적인 일에 연루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분위기는 2000년대 초반 연예계가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연예기획사들의 구조가 급변한 게 결정적 이유가 됐다. 베테랑 매니저로 현재 중견 연예기획사에서 이사로 근무 중인 한 연예관계자의 설명이다.
“90년대에는 중소 연예기획사가 많았고 그런 회사들이 신인 발굴의 창구였다. 중소 연예기획사가 신인을 발굴해 스타급으로 키우면 대형 연예기획사가 이들을 영입해가는 방식이었다. 어차피 대형 스타로 발돋움한 연예인의 경우 관리에 큰돈이 들어가는 만큼 목돈을 받고 대형 연예기획사로 보낸 뒤 신인을 키우면 그를 띄우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다시 도움을 받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00대 중반 우회상장 바람이 불면서 대형 연예기획사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중소 연예기획사의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그렇게 매니저 일을 그만둔 이들 가운데 일부가 기존 인맥을 바탕으로 성매매 브로커로 나선 것이다.”
유흥업계에서도 이런 소문은 넘쳐난다. 텐프로 업소에서 일하는 접대여성들 사이에선 ‘예전에 누구누구를 키운 아무개 사장한테 잘 보이면 확실하게 밀어줄 수 있는 분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등의 비교적 구체적인 소문이 나돌고 있을 정도다. 논현동 소재의 텐프로 업소 마담의 이야기다.
“사실 어지간한 연예기획사 대표 정도는 이런 가게에 단골이 되기 힘들다. 그런데 과거 연예기획사 사장이었던 분들이 갑자기 돈 많은 분들한테 접대 받아가며 자주 와요. 애들도 난리죠. 그런 분들한테 잘 보이면 뒤에서 확실히 밀어줄 만한 좋은 분 소개받고 잘하면 연예인이 될 수도 있다고 소문이 나 있거든요. 쉽게 말해 돈 많은 분들한테 여자 연예인 소개해주면서 큰돈을 버는, 그런 분들이 소위 브로커 아닐까요?”
물론 정확하게 확인된 부분은 아니다. 유흥업계에서만 그렇게 소문이 나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몇몇 유흥업계에서 소문난 성매매 브로커로 의심받는 전직 연예관계자들에 대해 확인해봤다. 오랜 기간 연예계에서 활동했던 이들 가운에 일부는 현직 연계관계자들과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는 이들도 있었다.
우선 A 씨는 매니지먼트 업계를 떠났지만 여전히 연예계에서 일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 관련 일을 하는 A 씨는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드라마와 영화 투자 관련 일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연예기획사를 직접 운영하며 큰돈을 벌었으며 드라마 외주제작을 하면서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렸다. 게다가 좋은 작품을 보는 눈이 탁월해 연예기획사 운영 당시 배우들을 히트가 될 작품에 꽂아 넣은 데 귀재였다는 A 씨는 이런 안목으로 투자 관련 일을 하며 큰돈을 벌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한 연예관계자는 “전직 연예기획사 사장이긴 하지만 과거보다 더 큰돈을 벌고 있는데 굳이 그런 일(성매매 브로커)을 할 이유가 없다”며 “그쪽(유흥업계) 바닥에서 오해가 있어 소문이 난 모양인데 절대 그런 일을 할 분이 못 된다는 걸 이쪽(연예계) 사람들은 다 안다”고 얘기한다.
반면 지금은 하는 일이 모호한 이들도 많다. 과거 중견 매니저로 활동하다 연예계를 떠난 이들 가운데 유흥업계에서 성매매 브로커로 알려진 이들이 몇몇 있는데 연예계와의 관계가 거의 단절된 이들도 있고, 술집이나 식당 등을 운영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 대해 한 연예관계자는 “연예계에서 성매매 관련 얘기는 금기시돼 있을 정도인 데다, 전직 매니저들에 대해서도 굳이 언급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소문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전직 PD나 작가 중의 일부가 연예인 성매매 브로커로 활동 중이라는 소문도 있다. 특히 30대 후반의 여성 방송작가 관련 소문이 많았다. 해외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 작가는 중국 등 해외의 갑부들과 국내 여자 연예인을 연결해주며 큰돈을 벌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유명 여자 연예인이 아닌 리포터나 방송인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여자 연예인들을 주로 상대한다고 한다. 방송작가로 일하며 다진 인맥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가에서도 해당 작가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해당 작가 밑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한 방송작가는 그를 ‘참 희한한 언니’라고 기억하고 있었다.
“정말 성매매 브로커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방송작가로 일하다 갑자기 다 정리하고 강남에서 룸살롱을 차리기도 했다. 그러다 다시 방송작가 일을 하는 등 정말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러니 그런 소문이 날 법도 하다. 그런데 리포터나 신인 방송인들과의 친분을 활용해 그런 일을 한다는 부분은 조금 의아하다. 사실 후배 작가들이나 신인 출연자들은 모두 그 언니를 무서워해서 살살 피하곤 했기 때문이다.”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