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목사, 처남 ‘빚더미’ 팔아주려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강남순복음교회의 주장에 펄쩍 뛰는 모습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강남순복음교회의 부채액이 너무 많아 은행으로부터 융자가 불가능함을 통보 받았고 교회 관련 분과위원회가 현 상태에서 매수 절차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사안을 부결한 것”이라며 “교회 매입 요청에 대해 실무상 당연히 거쳐야 할 사전 논의를 진행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결국 두 교회의 매각 인수는 ‘계약 완료’와 ‘계약 전 검토 과정’이라는 주장이 대치하면서 진실공방 양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그런데 교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교회의 공방에는 더 큰 배경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바로 조용기 원로목사와 강남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인 김성광 목사(66)와의 관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 고 최자실 목사의 아들인 김성광 목사는 조 목사의 처남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목사는 1984년 서울 대치동에 강남순복음교회를 건립했다.
계약 과정을 잘 알고 있는 한 핵심 관계자는 “강남순복음교회가 적자만 250억 원에 달한다. 재정난이 심각해지자 처남이 매형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즉 광고에서 주장한 바와 다르게 김성광 목사가 먼저 조 원로목사를 직접 찾아갔다는 것. 이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주장한 내용과 어느 정도 유사한 부분이다.
앞서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목사가 조 목사를 찾아간 시점은 2월 중순경으로 전해진다. 김 목사가 “당장 부채를 갚을 길이 없다. 교회를 사 달라”고 요청하자 조 목사는 “재판 때문에 골치가 아픈데 너까지 왜 이러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처남의 부탁에 결국 이영훈 담임목사를 불러 “남도 도와주는데 (처남 좀) 도와줘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게 관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는 “원로목사님이 김 목사를 만났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한편 여의도순복음교회 내부에서도 강남교회 매입 건에 관한 여러 증언은 무성하게 나오고 있는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장로들의 반발’이다. 강남순복음교회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장로들이 이영훈 담임목사를 만류했다는 전언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관계자는 “지난달 25일경 장로 5명이 담임목사를 직접 찾아 만류를 한 것으로 안다”라고 귀띔했다. 특히 관련 사안을 심의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산분과위원회 내부에서는 “100억 원이면 살 교회를 400억 원이나 주고 살 수 없다” “배임과 다를 바 없다”는 등의 격정적인 반응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재산분과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매입 안건을 부결하기에 이른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하면 교회 매각이 무산된 이유는 김성광 목사의 도움 요청을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이 직접 나서서 막은 것이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 목사의 시무정지 논의와 더불어 강남순복음교회 무산도 조 목사의 현 입지를 말해주는 것이라는 시각도 잇따른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 장로는 “예전이었으면 벌써 교회 인수가 완료되고도 남았다. 원로목사가 지시를 했다고 하더라도 안 될 것은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잡힌 것이다. 주먹구구식 교회 행정은 이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