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선거·국제 축구대회 때마다 광고비 ‘쑥’…현대중 측 “정치 일정과 무관”
새누리당 김황식·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2일 <일요신문>이 자체 입수한 ‘현대중공업 월별 광고비 지출내역’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광고비를 미미하게 쓰다가 11월 30억여 원, 12월 23억여 원을, 올해 2월까지 48억여 원을 지출하는 등 4개월간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출했다.
김황식 전 총리 측은 현대중공업 광고가 최대주주인 정몽준 의원 서울시장 경선을 간접 지원키 위한 것이 아니냐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일요신문> 확인 결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광고를 갑자기 늘렸다. 앞서의 지출내역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9년 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16개월간 광고비 지출 순위100위권 바깥으로 밀려날 정도로 적게 쓰다가 선거가 있는 6월에 39억 9000여만 원을 지출했다.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정몽준 의원은 당 대표로 있었다. 정 의원이 당 대표로 뽑혔던 2008년 6월 한나라당 전당대회 때도 현대중공업은 그해 가장 많은 돈(32억 원)을 광고비로 썼다.
그런가 하면 현대중공업은 2010년 9월 U-17여자월드컵(14억여 원), 2011년 1월 FIFA 부회장 선거(17억여 원), 7월 여자월드컵(23억여 원) 등 축구 관련 국제경기나 이벤트 때 광고비를 지출했다. 통상 스포츠 대회를 앞두고 대기업 광고가 급증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지만 축구에 한정됐다는 게 특징이다. 현재 정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과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1일 정치권 광고비 논란에 관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며 정치일정과는 무관하다”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총선과 같은 전국단위 선거와 축구경기 때마다 눈에 띄게 광고비를 지출해 왔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