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펠러가 너무 작아 장비 실으면 못 뜰 것”
또 다른 누리꾼도 발견된 무인항공기가 북한에서부터 날아오는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지 의문을 표했다. 그는 “무인항공기의 크기가 너무 작아 연료를 그만큼이나 실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대로 그 같은 근거로 고정간첩의 소행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있다. 발견된 기체가 그만한 거리를 날 수 없기 때문에 고정간첩의 소행이며 이럴 경우 제작을 하거나 비행할 때 적발되더라도 취미생활이라고 둘러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예 모든 것이 자작극이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주장하는 측에서는 엔진이 너무 깨끗하다는 점을 의심한다.
무인기가 북한 것이라는 유력한 증거는 종이 위에 써진 우리 말 ‘날짜’의 북한표현인 ‘날자’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날자’가 적힌 글꼴이 우리에게 익숙한 컴퓨터 글꼴이라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추가적인 증거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다.
한편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이 음모론의 영역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파주와 백령도에서 무인기 최초 발견자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최초 발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발견 상황을 소상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각 무인항공기에 장착돼 있던 캐논 EOS 550D와 니콘 D800 카메라의 시리얼 넘버 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수사 당국이 이 시리얼 넘버를 조사하면 어디서 샀는지 알 수 있다며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고 무작정 믿으라는 것이 자작극이나 ‘정치공작쇼’ 논란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이 누리꾼의 말처럼 수많은 음모론이 파다해지는 것에 군과 경찰 당국이 조장한 측면도 없지 않다. 처음 파주에서 무인항공기를 발견했을 때부터 시시각각 군과 경찰의 발표가 오락가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파주 무인항공기에 대해 대공 용의점이 없다고 결론 냈다. 하지만 백령도에서도 무인항공기가 발견되자 그제야 파주 무인항공기가 북한 소행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또한 파주 무인항공기가 찍은 하나의 사진에 대한 판단도 처음에는 특정 지역을 집중 찍은 것이 없다고 했으나 조사 결과 고도를 낮춰 청와대를 집중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군은 처음부터 파주의 무인항공기 배터리에 적힌 ‘기용날자’와 낙하산을 이용한 착륙방식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군이 백령도 무인항공기를 발견하고 나서야 북한 소행으로 발표한 것도 이해하기 힘든 장면이다. 경찰과 군 당국이 음모론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 대해 나무랄 수만은 없는 까닭이다.
김태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