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백령도 기체는 장난감 수준 북한 진짜 기술력 ‘베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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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처 2.스트리커 3.스카이락 4.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중인 헬리콥터형 무인기
군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에도 약 1㎏의 폭탄이 실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정도의 폭약으로는 살상 데미지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대규모 테러가 꼭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서울처럼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생화학무기를 탑재해 떨어뜨리면 1㎏만으로도 엄청난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보유한 생화학무기 중 생물무기인 탄저균은 인구밀도 1만 4500명/㎢(2012년 서울 인구밀도 1만 6483명/㎢)의 도시에 1㎏을 투하할 시 5000~1만 1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북한은 1961년 12월 김일성의 ‘화학화 선언’ 이후 생산·비축해둔 각종 화학무기만도 2500~5000t에 이르며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10여 종의 생물무기까지 생산·배양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북한은 중국산 무인기 ‘D-4’를 개조한 ‘방현-I·II’와 미국산 ‘스트리커’, 러시아산 정찰용 ‘프라체-1T’ ‘VR-3’ 등의 무인기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북한은 2012년 4월 시리아를 통해 들여온 미국산 ‘스트리커’를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공개했다. 이는 최대 250㎞ 떨어진 목표물에 자폭 공격을 가할 수 있어 언제든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무인기를 이용한 공격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이처럼 북한이 무인기에 공을 들이는 데는 ‘드론 포비아(무인항공기 공포증)’가 큰 영향을 미쳤다(드론:drone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무인기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비행체로, 벌이나 나비가 윙윙거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도 미국의 드론 공습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5월 파키스탄 은신처에 숨어있던 오사마 빈 라덴을 찾아낸 것도 드론이었으며 이후 알 카에다 2인자 안와르 알올라키도 드론의 ‘헬파이어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죽음을 맞이했다. 즉 북한 지도부도 알 카에다처럼 드론에 의해 제거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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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무인정찰기 ‘송골매’.
공포는 곧 대응책 마련으로 연결됐고 2011년 11월 29일 조선중앙TV가 방영한 북한군 육해공 합동훈련에서 ‘실크웜’으로 추정되는 지대공 미사일이 상공에 떠 있는 무인항공기를 격추시키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훈련장에서 4개의 폐쇄회로(CC)TV 화면으로 이를 지켜보던 김정일과 후계자 김정은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난해 3월에도 김정은이 직접 무인기 훈련 현장을 지휘하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북한은 여기서 한 발짝 나아가 상황을 반전시켰다. 드론 공포증에 떨던 북한이 역으로 무인기를 통해 백령도뿐 아니라 청와대까지 침투시킨 것이다. 무인기를 이용한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도 충분히 발생가능한 일임을 보여줬다. 더욱이 북한이 소형 무인기를 이용해 공격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지금까지 공격형 무인기 대부분은 동체 길이가 10m가 넘는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 있어 레이더에 걸리는 경우가 많았으나 기술적 발전으로 크기도 점점 소형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소형 무인기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 미사일과 폭탄 등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어 북한도 어디까지 기술력이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미국의 레이시언사는 소형 무인기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전술탄(STM)을 개발했다. 이 폭탄은 무게 5.89㎏, 길이 약 55㎝, 탄두중량 3.2㎏로 정밀유도 중력낙하식 폭탄이다. 소형 전술 무인기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것으로 정찰의 목적만이 아닌 공격 기능까지 갖춘 소형 무인기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도 1990년대 초반부터 무인기를 개발해왔기 때문에 현재 어느 정도의 고성능 전술 무인기를 개발했는지 베일에 싸여 있다.
국방부도 이러한 위험성을 인정했다. 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오전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무인기 관련 질의에 “그동안 소형무인기를 비롯한 초경량비행체를 탐지하는데 군이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북한으로부터 온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서울 상공 등을) 촬영했는데 더 발전된다면 자폭기능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는 초보적 정찰 무인기로 평가하나 앞으로 고난도 기술을 습득한다면 얼마든지 자폭기능도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